그 전에, 너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해 알아야겠다 요녀석아.

"가정방문이요?"

"그래. 왜, 안되냐?" -긴파치

방과 후. 긴파치는 (-)를 불러와선 다짜고짜 가정방문을 제의했다.
그녀는 딱히 꺼려하지는 않지만 당황스러워보였다.

"오늘은 두 분다 월차라서 안되는 건 아니지만....... "

"좋아. 그럼 가자." -긴파치

"언제요?"

그녀가 궁금한 듯 묻자 긴파치는 뭘 당연한 걸 묻냐는 듯이
피식 웃으며 안경을 살짝 고쳐썼다.

"지금." -긴파치

"에에엑?!"

뭐 이딴 말도 안되는 교사가 다있어?!
어이를 상실한 (-)의 팔을 이끌고서 교무실을 나서는 긴파치.
그녀는 할 수 없이 자신의 부모님께 가정방문에 대하 설명해드렸다.
긴파치가 언뜻 엿들었는데, 아버지는 남자냐는 둥 묻는 걸 보니
목소리는 무뚝뚝해도 딸바보인 듯 했고,
어머니는 상냥한 듯 했다.

"너, 형제는 없어?" -긴파치

"네. 외동이에요."

한참을 걷고 걸었다. 그녀는 쉴 새없이 긴파치에게
학교의 이것저것을 물어대었고, 긴파치는 그저 건성으로 대답하며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그러자 그녀는 뒤를 돌아
그와 눈을 마주쳤고, 긴파치는 당황한건지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세요?"

"범죄자 되기 싫어서 그런다 요녀석아." -긴파치

"범죄자.....?"

긴파치는 알 거 없다는 듯 손을 휙휙 내저었다.
애초에 나이 차가 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거 아냐?
이 신이란 놈은 대체 시스템을 어떻게 말아먹는거냐? 응?
그나마 다행인건 다른 녀석들보다 먼저 너를 데려왔다는 것 정도려나.
긴파치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스윽 내려다보니, 고개를 뒤로 돌려 자신을 보고 있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무슨 일 있냐는 듯 그가 묻자 아무것도 아니라며 다시 앞장서서 걷는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그녀는 이내 전형적인 집 한 채 앞에 멈추어섰다.

"여기에요."

그녀는 초인종을 눌렀고, 그러자 인터폰에서 그녀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뒤 문이 열리고, 그녀와 같은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가진 단발의 여성 한 명이 나왔다.
그녀를 보고서 어서오라는 듯 얼굴 한 가득 미소를 띠다가
이내 그녀의 옆에 서있는 긴파치를 스윽 올려다보고선 의아한 눈을 했다.

"누구신지.....?"

"아, 이번에 전학 간 학교의 담임 선생님이신...."

그녀가 말하기 전에, 이미 안경을 고쳐쓰며
아까의 귀찮음은 얼굴에서 싹 지운 뒤 매우 공손한 태도로 말하는 긴파치다.

"처음뵙겠습니다, 어머니. (-)의 담임이 된 사카타 긴파치라고 합니다." -긴파치

"어머 그러셨구나.... 어서 들어오세요."

"아아,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긴파치

누구세요. 라는 소리를 하고 싶어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자며 말하는 긴파치다.
들어간 뒤, 차를 내오겠다는 (-)에게 괜찮으니 옷부터 갈아입으라며 보내는 어머니.
결국 그녀는 2층의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긴파치는 어머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의 아버지도 계셨는데."

"아, 예. 아버지도....... 아버지요.....?!" -긴파치

어이어이어이 잠깐잠깐잠깐 이건 긴상 예상에는 없었다고?!
보통 평일 이 시간에는 아빠들은 직장에 있는게 정상이잖냐?!
긴파치는 그래도 언젠가는 마주칠 일이 있었을 테니 미리 하는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누구야?"

"아, (-)의 담임선생님 이시래요."

"하아? 담임?"

목소리부터가 심상치 않구만 이거. 딱 낮게 깔아지고 공격적인 저 목소리봐라 아주그냥 자식들 앉혀놓고
고지식한 훈계나 늘어놓을 법한 목소리네.
관심이란 관심은 없다는 듯 말해도 아까 전화내용 들으니
아주 그냥 팔불출같더만. 츤데레냐? 츤데레인겁니까 아버지?
그렇게 긴파치는 안으로 들어가 그와 직접 마주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버님. (-) 양의 담임이 된 사카타 긴파치라고 합니...." -긴파치

하지만 마주하고 자시고 간에, 고개를 드는 그 순간 긴파치는 굳어버렸다.

"......얼레?" -긴파치

"하아.......?" -타이치

아냐. 제발 알아보지 말라고.

"백야차......" -타이치

".....역시나구만, 빌어먹을 무감정 영감." -긴파치

망했구나.
선물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