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자키에요. 우선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대장님도 같이 가......" -야마자키
야마자키는 말을 하다말고 무언가를 보고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렇게 잠시 굳어있던 그는,
"...실 필요까진 없으니, 좋은 시간 보내세요." -야마자키
그렇게 말하며 범인을 데리고 도망치듯 사라져버렸다.
대체 뭘 본 걸까. 내 뒤에는 소고 밖에 없는데?
"소고. 뭔 짓 했어?"
"설마요. 그나저나 누님." -소고
"응?"
소고의 말에 고개를 들자, 소고는 나를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손을 뻗더니 이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소....소고..?!"
"잠깐.... 가만히 있어요....." -소고
내가 놀라서 조금씩 뒷걸음치자 씨익 웃는 그의 표정에,
나는 아까처럼 눈을 감아버렸다.
".....잡았다." -소고
"엥?"
......하지만 역시나.
"호오.... 신기하게 생긴 무당벌레네요 이건." -소고
쥐구멍. 쥐구멍. 그래 쥐구멍이 필요하다.
소고는 내 어깨에 앉아있던 무당벌레를 들고있었다.
그래. 확실히 검정색과 빨강색이 반전이 되어있는
신기한 무당벌레긴 하다만은.....
"그나저나," -소고
그렇게 내가 부끄러움에 한숨짓고 있자,
소고는 피식하고 비웃음인지 그냥 웃음인지
분간이 안 가는 애매모호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따라 누님 망상하고 반응이 끝내주시네요." -소고
나는 그 순간 알아차렸다.
이 자식. 지금까지 일부러 이랬구나.
일부러 내 반응보려고 애매하게 그런거야.
또 당했다, 이 도S에게.
"누...누가 언제!!"
나는 발끈해서 소고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순간 휘청인 소고는 손의 무당벌레를 놓쳐버렸고,
"읏, 누님 잠.....!" -소고
소고는 내 힘에 밀려나 뒤의 벽에 등을 박았다.
그 순간 들리는 콰직소리에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무당벌레의 명복을 빌어주자.
"윽.... 무슨.....!" -소고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갑자기 소고의 뒷쪽에서
강한 빛이 일순간 일더니 소고를 집어삼켰다.
무당벌레의 복수?! 아냐아냐. 그건 아닐거야.
하지만 소고가 이대로 갑자기 사라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소고!!"
그렇게 빠르게 손을 뻗어 소고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손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다시 놓쳐버렸고,
소고의 손이 빛 너머로 사라짐과 동시에 더 밝은 빛이
한 번 더 일었다. 나는 그대로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으윽.... 뭔 일이야.......
소고! 너 괜찮.....!"
아픔에 찡그리다가 고개를 번뜩 들고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소고를 찾으며 그렇게 고개를 들었을 땐,
"에.....?"
소고가 내 앞에서 뒤로 넘어져있다가 일어나 앉아
나를 그 붉은 눈동자로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누구세요?" -소고
조금. 아주 조금....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다면.
"에에엑?!"
.......이 녀석이 언제 이렇게 작았었나.
생각보다 금방 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