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려주세요.....!" -간호사
저쪽의 잔해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
나는 바로 그쪽으로 가 잔해를 들어서 던져버리고,
간호사를 부축했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 콜록.... 지하에 대피해 있을거에요....." -간호사
나는 내가 뚫어놓은 통로로 들어오는 대원들에게 지시해
간호사를 대피시키고 다른 지하의 사람들을 구출하라 명한 뒤
곧장 히지카타의 병실이 있는 층으로 향했다.
"콜록..... 계단은 막혔나......"
할 수 없지. 나는 옆의 창문을 발로 차 깨고서,
창문으로 나가서 검으로 벽을 푹 찌르고 매달렸다.
이 검이 부러질리도, 내 힘이 버티지 못할리도 없으니.
"뭐뭐뭐뭐하는 거야-!!" -긴토키
어라. 이제 온 건가. 다들 날 보고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다.
"닥치고 지하로 가서 구출이나 도와!!"
"위험한 짓만 아주 그냥 골라서.....! (-)! 야!" -긴토키
나는 긴토키의 말을 무시하고서 검의 손잡이를 밟고
윗층으로 올라간 뒤 검을 빼내어 안으로 들어갔다.
아수라장. 그 말이 이럴때 쓰는 말인 것 같다.
"소고!"
소고와 대원들, 그리고 다른 양이지사들이 검을 섞고 있다.
죽고 죽이고 베고 또 베고. 그런 와중에 번쩍 뇌리를 스치는 것은,
부상을 입은 상태인 히지카타.
나는 그 사이로 파고들어 소고에게 달라붙은 세 명에게
검을 휘둘러 사이를 떨어뜨려놓았다.
"히지카타는."
"괜한 고집 부리고 안에 있을 것 같은데요." -소고
"너, 상처는 괜찮아?"
"이 정도야 뭐.... 그 보다. 안 가보셔도 되겠습니까?" -소고
소고의 말에 나는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구하고 싶어. 하지만 소고를 두고 갈 수는......
"가세요. 제 걱정은 말고." -소고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 처럼 소고는 씨익 웃어보이고는
바로 뒤에서 공격해오는 녀석의 검을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막고서 나에게 계속 가라고 말했다.
"더 이상 잃고 싶지 않다고 말한 건, 당신이니까.
그리고 나는........" -소고
그리고는 나를 툭 밀친 뒤 차례차례 내 근처의 녀석들을 막고는
내 볼에 묻은 피를 손가락으로 스윽 훑고선 웃어보인다.
그 미소가, 오히려 나를 안심시켜서.
오히려 내가 그로 인해 편안해지게 만들어서.
그래서 나는 더욱, 그를 믿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당신을 따르는, 1번대 대장 오키타 소고 입니다." -소고
나는 그런 소고의 말에 멍하니 있다가 검을 꽈악 쥐었고,
소고는 그러더니 내 볼에 가볍게 쪽하고 입을 맞추었다.
"지...지금이 어느 땐데 뭐하는....!!"
"이 다음은, 다녀온 뒤에 마저 받겠습니다." -소고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소고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덤벼드는
녀석들 사이로 뛰어들어 검을 휘둘렀다.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서, 히지카타를 떠올렸다.
5월 5일. 대략 새벽 4시 30분.
엄연히 네 생일이 찾아왔는데도 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
적어도, 너의 생일날에 널 잃지는 않을 것이다.
기다려.
지금, 갈테니까.
사람들을 대피시켜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