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드드드........."

함선에서 내린 뒤.
항구에서 기지개를 쭈욱 켜다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의 날씨는, 조금 흐림. 놀기에 조금 안 좋은 날씨는 아니다.
무엇보다 조금 흐린게 두 사람에게는 더 좋을테니.

"(-). 근데 이 혹까지 달고 어딜가려고?" -카무이

"누구더러 혹이라는 거냐, 해!" -카구라

"또 싸운다 또. 우선 전화 좀."

나는 내 핸드폰을 꺼내어 열어보았다.
역시나. 부재중통화에 문자메세지까지 무서울만큼 와있다.
긴토키는 물론이고 심지어 소고에 히지카타에.....
지구에 들어오자 한꺼번에 수신이......
나는 심호흡을 하고서 긴토키에게 우선 전화를 걸었다.
발신음이 두 번정도 울린 뒤, 얼마 안가 전화를 받았다.

"..........긴토키?"

나는 긴토키의 이름을 말한 뒤 바로 핸드폰을 조금 떨어뜨려놓았다.
셋.....둘.......

"(-)-!!!" -긴토키

......하나. 아니 얼마나 크게 외쳤으면.
우당탕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도 난 것 같고?
나는 다시 귀에 가까이 대었다.

"너 지금 어디야?! 그 자식한테 해코지 당한건 아니지?!" -긴토키

"아니니까 걱정말고, 오늘 어디 좀 가야되서 못 갈 것 같...."

"어째서냐!!!" -긴토키

또, 또! 나는 귀를 감싼 채 핸드폰을 멀리 떨어뜨려놓았다.
긴토키의 화를 내는 듯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가
매우크게 계속 울려퍼지자 카무이가 이쪽으로 왔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내게 묻는다.

"그거, 사무라이 형씨?" -카무이

"응? 으응, 그런데?"

카무이는 나와 내 핸드폰을 번갈아보더니 이내 내 손에서
빼앗아서는 조금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데이트 방해하지말고 좀 꺼져주지 않을래?" -카무이

"어....? 야, 너 임마 방금 뭐라그랬.....!!" -긴토키

카무이는 그 말을 끝으로, 맨손으로 그것을 부숴버렸다.
치직거리는 소리와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에 나는 놀라서
잠시 굳어있다가 카무이가 아무일 없었다는 내게 짓는
미소에 정신을 차렸다.

"야-!!"

카무이는 잔해를 발로 밟아선 아예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내가 어이없다는 듯 멍하니 있다가 잠시 뒤엔 날카롭게
째려보자 언제나처럼 웃어버린다.

"나중에 좋은 걸로 사줄테니까 너무 그러지 마." -카무이

"그게 문제가 아니잖냐 요녀석아!"

이제 돌아갔을 때 긴토키의 잔소리가 대략 5배로 늘었군.
아. 안경의 잔소리까지 더해서 10배로구나.
내가 한숨을 내쉬던 말 건 간에, 둘은 양쪽에서
내 팔을 붙든 채 어딜 갈꺼냐며 보챈다.

"일단은........"

그래. 일단은 셋 다 이 복장 좀 어떻게 하자.

사람과 함께 해야 행복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