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래서 하늘 위를 떠다니는 배는 싫어."

갑판에서 아래로 내려온 직후. 나는 궁시렁거리며
식당의 방이 쭉 늘어서 있는 복도를 걸어갔다.
그리고선
아까 우리들이 예약해두었던 방을 찾았다.
그 방에 들어가선 멍하니 앉아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기분나빠.......'

어느덧 시간은 오후 10시.
하늘에는 그믐달이 떴다. 어제 꿨던 그 꿈과도 같아 괜스레 기분이 꺼림칙해졌다.
닌는 불안한 마음에 내 허리춤에 아직도 차고있는 검을 꽈악 쥐었다.

"꺄아아악!" -???

그 순간 이 정적을 파고 찢어드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검을 손에 쥔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처음에는 식사도중 바퀴벌레라도 나온거겠지- 생각했지만
잠시 뒤에 느껴진 그 감각에 칼을 꽉 쥐었다.

'이건..........!'

비릿한 감각. 비릿하고 진한 피냄새가 났다.
나는 문을 박차고서 밖으로 나가 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복도를 달렸다.
그리고 누군가가 있는 것을 보고 복도의 코너
뒤쪽에 후다닥 숨어 상황을 지켜보았다.

"아~ 내가 여기 있었다는 걸 알면
아마 아저씨랑 그 사무라이가 데리러 올거거든.
그래서 내 얼굴을 본 사람은 그냥 모조리 없애버리려고." -???

왠지 모르게 익숙한 목소리에나는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가
누군지 확인을 하고서 다시 숨었다.
저 분홍머리 자식은 여기에 왜 있는거지?
카무이. 우리 집을 부쉈던 녀석이자 카구라의 오빠.
긴토키에게 들어서 그가 말하는 사무라이가 타카스기라는 건 알았지만
아저씨는 누구일까. 잠시 생각하던
나는 검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제껴올렸다.

밤하늘은 더욱 짙어져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