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
그였다. 카무이가 날 끌어올려선 안아들고 있었다.
고맙다고 말하기도 전에,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더 이상 말할 수가 없었다. 그의 표정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에 짙게 드리운 듯한 그림자. 그리고 싸늘함.
"저 카무이........."
".........하지마......." -카무이
내 손목을 쥔 카무이의 손에, 힘이 점점 들어갔다.
아파서. 너무나 아파서 부러질 것만 같았다.
분명 내가 그냥 인간이었다면, 이미 부러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하라고. 아프다고 말하기엔.....
"다시는 그런 짓. 하지마.......!" -카무이
이를 바득갈며 화를 내는 데도, 그의 표정이 슬퍼보였다.
나는 그런 그의 표정과 억양에, 그저 웃는 것 밖에 해줄 수 없었다.
그는 그제서야 내 손목에 감싸여진 자신의 손을 보고선
곧바로 손을 떼었다.
"아, 저......." -카무이
"괜찮아. 내려줘, 카무이."
카무이는 그대로 나를 내려주었다.
손목에 난 붉은 자국만큼, 그의 소매도 붉게 물들어있었다.
또 싸웠구나. 나는 케이크 상자를 들고서 그를 지나쳤다.
먼저가는 내게 손을 뻗던 카무이는, 이내 손을 거두었다.
대체, 강한건지. 약한건지.
사람 마음에는 익숙하지 않다니까.
"뭐해? 얼른 가자, 카무이."
내 말에 언제나와 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선 자신의 상처도 잊은 채 달리기 시작했다.
"우앗!"
카무이는 그러더니 달리다가 아까처럼 나를 안아들었다.
"내.... 내려줘!"
"그러다가 아까처럼 또 미끄러지려고?
산타 아가씨~" -카무이
"으읏......!"
나는 그와 한창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내 피식 웃었다.
오늘 하루만이야. 나는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선 활짝 웃어보였다.
"메리크리스마스! 카무이!"
그런 날 보는 그의 표정은, 어쩌면 꾸며낸 미소가 아닌.
진짜 미소였을지도 모르겠다.
바다와도 같은 푸른색이 그 안에 나를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