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는 달리 조금 흐린 하늘이 도장과 집을 드리우고 있었다.
내가 이곳에 온지도 벌써 이렇게 되었다.
'비가 오려나.........
아니지, 그냥 흐린 것 같네.'
나는 내심 안심하며 내 검의 날을 하얀 천으로 슥슥 닦았다.
매일같이 닦고 있는 검은 광택이 날 정도로 빛났다. 검은색으로 빛났다.
......쓸 일이 없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렇게 닦는 거지만.
"(-)- 나랑 대련하자-" -소고
"100년은 일러, 꼬마야."
"꼬마 아니거든!" -소고
"나보단 몇 살이나 어린 주제에......
하아.... 알았어, 소고. 목도들고 나와."
짙게 그늘이 드리운마당에서 소고의 연습상대를 해주는 나와
그런 우리 지켜보며 재밌다는 듯 웃어대는 미츠바.
조금있으면 히지카타가 둘을 도장으로 데리러 가려고 마중을 나올 것이다.
나는 사실 어제 그 일 때문에 히지카타를 보는 걸 그닥 탐탁치 않게 여겼다.
뭐, 원래 첫인상탓에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었지만.
"소고 선배- (-)- 가자고." -히지카타
"아아, 그래."
그렇게 나는 둘과 함께 미츠바를 뒤로 하고 도장으로 향했다.
어느덧 도장의 문하생들도 늘었다. 이렇게 또 다른 친구들이 생겼다.
나는, 빠르게 생긴 만큼 빠르게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앞으로도 쭉........'
오늘같았으면 했다.
모두가 함께 웃고, 떠들며,
때론 싸우고 또 다시 화해하는 이런 일상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했다.
그래서,
다시 누군가를 상처입히지 않겠다고
생각하여 들지 않았던 진검을
다시 들게 되었을때도,
후회는 하지 않았다.
다만
너무나도 괴로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