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소고
추적 중이지만, (-) 누님은 찾지 못했다.
대체, 어디에. 당신의 흔적이라도 비춰줄 순 없는건가요.
순찰 도중 몰래 샛길로 빠졌다. 도착한 곳은 해결사.
꽤나 이른 아침.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철컥거리며 열쇠를 돌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끼익하고 열렸고,
이내 드르륵거리며 소리를 내는 안쪽 문마저 열렸다.
그러자 휑하니 아무도 없는 방 안의 한기가 몸을 감싸 몸을 움츠렸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그대로.....인겁니까......" -소고
고작 몇 일 청소를 안했다고 바닥에 먼지가 조금 내려앉아있었다.
혹시나 오늘은 돌아왔을까. 언제나의 장난처럼
혼자서 빠져나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이곳에서 웃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몇 번이고 왔지만,
"나 참........ 매일 와도 그대로잖습니까 누님......." -소고
가뜩이나 짜증나는 현실을, 기대라는 것이 잔인하게 만들고만다.
한숨이 흩어지자, 애써 유지하던 미소도 동시에 흩어졌다.
멍하니, 공허한 표정이 된 나는 고개를 조금씩 두리번거리며
해결사 사무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전부 그대로인데......." -소고
이따금씩 놀러오면 당신이 앉아있던 소파도 그대로.
당신이 지켜오던 다른 이들도 전부 그대로.
모두가 나누었던 기쁨과 슬픔들도 그대로.
벽장안에 남아있는 것들도, 방 안 구석에 남아있는 것들도, 전부.
전부, 그대로 인데.
그 날로부터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것이 그대로 있는데. 정말 그대로 인데.
"이제 당신만 오면...... 다 그대로인데 말이죠......." -소고
우리는 대체 무엇을 빼앗고.
무엇을, 잃은 것일까.
무작정 나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