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녀석이, 집에 눌러앉았다.
"(-)~" -미츠바
"아아, 지금 갈게."
누님이 강가에서 목숨을 살려준 사람. 미츠바 누님과
그닥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보이는 여자였다.
꽤나 거친 말투. 곤도 씨나 빌어먹을 히지카타만큼 남자같은 행동.
아니, 어쩌면 더 강할지도 모르는 힘과 속도.
불분명한 과거와 정체. 그런데도 미츠바 누님 덕에
계속해서 이곳에 있다.
"미츠바, 몸도 안 좋은데 들어가있어."
"이 정도는 괜찮아." -미츠바
덕분의 미츠바 누님의 관심은 한동안 그 녀석에게로 쏠렸다.
짜증나. 거칠고, 여자같은 구석이라고는 없다.
미츠바 누님하고는 정반대의 여자. 아니, 남자에 가깝다.
날 보아도 피식 웃으며 짧게 인사하는 (-).
활짝 웃는 것조차도 미츠바 누님보다 못하면서.
"어이 소고 선배- (-)-" -히지카타
윽...... 저 자식이다. 나와 (-)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면
히지카타를 그닥 반가워 하지 않는다는 점이려나.
그래도 싫다. 미츠바 누님 빼고는 전부 싫어.
"가자, 소고."
"............흥." -소고
"말로 할 때 들어."
우두둑하고 손 푸는 소리에 할 수 없이 뒤를 따랐다.
역시 싫다. 현모양처에 아름답고 상냥한 누님과는 정반대.
아예 남자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그런 여자였다.
그렇게 도장에 도착하자 그 녀석에게 목검을 건네는 곤도 씨.
평소에는 힘있는척 강한 척 다하던 녀석인데.
조금은 궁금해져 우선 지켜보기로 했다.
"아아, 아가씨 먼저 들어와." -곤도
그런데, 뭔가 좀 이상했다.
그녀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곤도 씨를 살폈다.
검을 쥔 손의 힘이 얼마되지도 않는 것 같은데.
금방이라도 목검이 부수어질것만 같은 불안함을
얼굴에 담고 있었다.
"대충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 -곤도
"...........!"
곤도 씨의 말한마디에 놀라는 (-),
그리고 그 말에 대한 반응에 나는 또다시 기분이 나빠졌다.
대충? 곤도 씨를 상대로 대충이라니.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보다는,
어린 나는 그저 짜증이 날 뿐이었다.
"...........대충 같은 거......."
"응?" -곤도
그 순간, 낮고 작은 목소리 한마디에 나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익숙한 목소리다. 익숙한 느낌이, 짙게 묻어난다.
"살아오면서 이 때까지. 단 한 번도, 그런 적 없어."
미츠바 누님께서, 언젠가 내게 해주셨던 말이 있다.
이렇게 자신처럼 아픈 것 보다는, 진정으로 웃지 못하고
진정으로 울지 못해 언제나 가면을 쓰는 사람이
몇 백배는 불행한 사람이라고.
처음에는 누님이 그저 날 안심시키려 한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 있었다.
찾았다, 가면 쓴 사람.
"어..래....?" -곤도
순식간에 곤도 씨의 목검을 부러뜨린 그녀다.
아냐. 승리의 미소따위가 아니다, 저건.
왜 다들 보지 못하는거야?
"뭐, 됐다. 그럼 난 갑니다."
지금 저 녀석. 계속 울고있잖아.
부러져 버린 목검과, 자기 손을 보고.
그리고 놀란 우리의 눈을 보고서 그렇게 보지말라면서,
그 가면 뒤에서 계속 울고있잖아.
왜. 대체 왜 나밖에 보지 못하는거야?
"너....대체 진짜 정체가 뭐야?" -히지카타
히지카타가 그렇게 말하자, 조금 흔들리는 검은 눈동자.
그리고, 애써 또다시 옅게 미소지으며 말한다.
"말했잖아-"
언제나 처럼. 그렇게.
"(-) 라고."
눈물 없이도 너무나 서글프게 울고있는, 미소 뒤의 (-).
그녀를 보고서 조금은. 조금은 누님과
닮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