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이렇게 뒤죽박죽.... 하아......" -타츠마

"즈라, 너희들은 너희끼리지만 난......
어떡해.... 이래선 목욕이고 뭐고간에....."

정리부터 우선 해보자. 응, 그래.
어쩌다가 나도 이 녀석들도 이 꼴인걸까.
긴토키의 몸이라 그런지 숙취가 심하지 않아 좋긴 한데....
아무래도 나는 긴토키랑 바뀌었고,
즈라 몸에 있는 것은 신스케.
신스케 몸에 있는 것은 타츠마.
타츠마 몸에 있는 것은 즈라.... 인가.

"우선 원인부터 찾아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만?" -카츠라

"......즈라...가 아니라 타카스기냐." -긴토키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타츠마

아 정신없어. 타츠마가 즈라소리를 지껄이는 광경에 나는 한숨지었다.
문제는 내 몸에 있는 긴토키려나.
불안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어.

"아." -신스케

"왜 그래 신스케?"

"난 이쪽이다." -카츠라

"아 그럼 타츠마인가. 왜 그래?"

타츠마는 머리를 긁적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렇게 멍해빠진 표정을 짓는 신스케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이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뭘 찾는 듯 하다가 이내 움찔하는 신스... 아니 타츠마.

"하핫.... 혹시 (-) 자네, 무슨 술 마셨는지 기억하남?" -신스케

"하아? 그 딴 걸 일일히 기억할리가 없잖아."

"으음... 그렇겠지....." -신스케

타츠마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또 다시 웃으며
내게서 등을 돌렸다.
그 순간, 긴토키가 그를 불러세웠다.

"잠깐 스탑." -긴토키

"왜... 왜 그러는감, (-)... 아, 킨토키." -신스케

"긴이다, 이 자식아. 너 설마......" -긴토키

그러더니 이내 나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이렇게 내가 날 보니 좀 색다르네......
거울로 보는 거랑은 좀 다르다.
그... 그래도 이 정도면 예쁜거라고. 응. 그래.
나 혼자 생각하고 있자 긴토키가 말을 이었다.

"(-), 어제 이 녀석이 가져온 술 기억나지?" -긴토키

"응. 중간에 모자라서 꺼냈었는....."

내 말에 다들 일시정지 한 것처럼 멈춰섰다.
그렇게 정적이 흐르고. 그 정적을 깬 것은
모두가 각자의 검을 뽑는 소리였다.
그리고는 이내 타츠마에게 달려들었고, 타츠마는
바닥에 놔둔 내 검집으로 모두의 검을 막았다.

"지....진정하게나! 나는 카츠라란 말일세!" -카츠라

아 착각했다. 지금 타츠마 안에는 즈라가 있었지.
다들 그것을 깨닫자마자 슬금슬금 내빼고 있는 신스케.
즉, 신스케 안의 타츠마에게로 검의 방향을 바꾸었다.

"짜증나긴 하지만 내 몸에 손대면 부숴버리겠다." -신스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신스케는 자신의 몸이니 만큼 우릴 막아세웠다.
넷의 한숨소리가 땅을 뚫고 내핵에 닿을 것만 같다.
이내 내 모습인 긴토키가 그에게 버럭 소리쳤다.

"무역상이니 뭐니 하는 갖다쓰기 좋은 설정 있다고
이런 식으로 물 먹이지 말란말이다, 요녀석아-!!" -긴토키

역시 그는 신스케의 몸이라 그런건지 개의치 않고 손을 뻗었다.
멱살이라도 잡아 패려고? 그건 안된다고 이 바보자식아-!
나는 긴토키를 말렸다. 엇, 지구인의 몸이라 그런가.
생각한 만큼 속도가 안나네. 그래도 긴토키 정도면
지구인보다 몇 배는 되지만. 아, 이게 아니지.

"긴토키, 하지마!"

"엉? 왜? 좀 패야지. 마침 타카스기 녀석 몸이고." -긴토키

"지금 뭐라했지? 긴토키. 그녀의 몸이라고 해서
건방떨지 마라." -신스케

"뭐가 어째?! 랄까, 왜 막는건데 (-)!" -긴토키

"......그럼 그 잔 좀 나 줘 볼래?"

긴토키는 술잔? 이라고 고개를 갸웃하더니
바닥에 나뒹구는 술잔을 집어들었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부숴져버리는 술잔.
긴토키는 놀란건지 굳어있다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긴상이 언제 이런 초사○언 이 된거냐?!
이제 에네르기파라도 쏘는거냐? 진짜냐고, 어이!" -긴토키

내 몸이지만 한 대 패야쓰겄다.
머리를 한 대 후려치자 그제서야 조용하다.
내 얼굴로 그 딴 말 내뱉지 말란말이다.

"내 몸이라고! 내가 늘 힘조절을 해서 그렇지,
용병부족의 몸을 뭘로 보는거야?!"

긴토키는 그제서야 심각성을 깨달은 듯 했다.
힘조절도 못하는 지금의 상태로 신스케의 몸을 쳤다간
돌아왔을 때 신스케에게 긴토키가 베일지도.

"타츠마! 해독제 내놔! "

내가 대신해서 녀석의 멱살을 잡고 탈탈털었다.
긴토키에게 멱살잡힌 신스케라니 말도 안되지만.
확실히 긴토키가 키가 큰 편이기는 하구나.
타츠마는 그런거 모른다며 그저 웃을 뿐이었다.

"이대로는 각자 돌아갈 수도 없겠군, 불안해서." -신스케

"하긴 귀병대에 신스케 몸의 타츠마가 가면...."

내 말에 다들 상상한건지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안돼. 절대로 안된다고.
긴토키가 내 몸으로 돌아다니는 건 더 안돼.
신센구미나 다른 녀석들이랑 마주쳤다간.....!

"저기, 그럼 우선- "

그럼 우선은,
목소리만 울려퍼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