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센구미의 둔영.
그 입구 근처 담 밑에 쓰러져있던 히지카타를 발견하고서
대원들은 황급히 그를 그의 방으로 옮긴 뒤 의사를 불러 치료를 했다.
그녀가 말려들었다는 제보에 해결사 셋도 와있은지 오래였다.

"으윽..........." -히지카타

"토시!!"-곤도

젠장...이라고 입으로 작게 읊조리며 히지카타가 서서히 일어났다.
모두가 부르는 소리에도 그는 앉은 채
그저 인상을 쓰고서 몇 번이고 욕설을 작게 읊조릴 뿐이다.

"어이, 오오구시! (-)는?! (-)는 어딨어!!" -긴토키

히지카타는 그 말에 고개를 들고서 말을 하려다 이내 입을 닫아버렸다.
그녀가 자신에게만 작게 들리도록 속삭였던 그 말 때문이었다.

「금방 돌아. 갈테니까.」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일까. 히지카타가 그녀를 구한 것도.
그리고 쓰러진 히지카타를 구하러 왔다가
그녀가 자신과 맞바꿔 구한 것도.
그에겐 그저 모든 것이 괴로울 뿐이었다.

긴토키는 그런 그의 태도에 눈동자가 벌어져선
그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댔다.

"말하라고!!" -긴토키

"긴상, 진정하세요!!" -신파치

히지카타는 평소라면 화를 냈을 법도 한데,
그저 이를 악 문채 미간을 찌뿌렸다.
그리고는 긴토키를 그대로 세게 밀어냈다.
쿠당탕하는 소리에 사람들이 동요했다.

"닥치라고, 이 바보자식아!!
애초에 네가 통제구역에 들어가지 못하게
같이 따라왔으면 됬잖아!! 그리고........!" -히지카타

히지카타는 살기를 실은 눈빛으로 이를 으득 갈았다.

"타카스기 신스케..... 그 빌어먹을 자식.....!!" -히지카타

결국. 말해버렸다.
긴토키는 그 말을 듣고서 화를 내던 표정이 점점 굳어만 갔다.
타카스기 신스케. 그 녀석이다.
요즘 일어나던 테러는 카츠라의 양이활동이 아닌, 그의 경고였다.
그래, 이것은 신스케의 입장에서 보면 테러가 아닌
그저 경고에 불과했으니까.

"뭐........? 그럼 그 녀석 지금......." -긴토키

"그래.....! 그 녀석이 지금 나 대신 거기에 있어!" -히지카타

카구라는 뭐했냐면서 그대로 환자인 그를
주먹으로 쳐서 뒤쪽 벽에 던져버렸다.
씩씩거리는 카구라를 신파치가 말렸고, 이내 긴토키가 소리쳤다.

"어떻게 됬어! 어떻게 됬냐고!!" -긴토키

히지카타는 카구라에게 맞은게 괴로운 건지,
아니면 그녀를 자기 대신 두고 온게 수치스럽고 미안한건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몰라.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땐
양손에 수갑을 채우고 있었고,
타카스기 녀석에게 목을 졸린 채
버둥대고 있었어. 하지만, 살아있다." -히지카타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살아있건 말건, 거기는 그녀석에게 있어서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긴토키

그렇다. 지옥이나 다름없겠지.
한 때 전우이자 친구였던 자가 자신을 호시탐탐 죽이려하고 이용하려는,
그리고 하루사메까지 근처에 있다면 더욱 괴로울 것이다.
지옥이 있다면 그곳이겠지.

"죽어버려. 이 망할 히지카타 자식....." -소고

소고는 그렇게 말하며 히지카타의 멱살을 잡았다.
평소같은 분위기가 아닌, 정말 죽일 듯 노려보고있었다.
그럴 만도 하겠지. 그에게 남아있던 마지막 누나였으니까.
히지카타는 소고를 밀어내고서 겨우 화를 삭이고선 말했다.

"녀석들의 목적이 뭔지 알기 전까지는
섣불리 손을 댈 수 없어. 위험하니까." -히지카타

하지만 긴토키를 포함한 모두는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었다.
신센구미, 그리고 과격파 양이지사와는 반대인
온건파 양이지사에 해결사.
그들 모두는 그녀와 연관되어 있었기에,
그녀 하나만 취해도 모든 것을 휘어잡을 수 있을테니까.
죽이진 않겠지만, 그 주변에서 그녀의 목숨을 노리는 것들이 많겠지.

"곧 있으면 이 에도의 거리에
피바람이 불지도 모르겠군........" -곤도

곤도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어느덧 캄캄해진 밖의 밤하늘을 보았다.
오늘의 달빛 색은 긴토키가 그녀와 함께
보았던 푸른색도,
평소처럼 노란색도 아닌 그저 은색에 불과했다.
왤까. 왠지 모르게 아련해지는 이 기분은-

그렇게 긴토키의 중얼거림이 밤하늘에 흩어져갔다.

모든 것이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