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날 저녁. 구름이 끼어서 그런지
너무나도 어두운 방 안에는 달빛조차도 들어오지 않았다.
전등을 켜봐도 아주 밝진 않았다.
그녀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서 발목과 다리를 풀었다.
바로 뛸 수 있도록. 뚜둑거리는 뼈의 마찰음조차도 그녀를 긴장하게 만든다.
'우선 귀병대의 배로 가서 검부터 되찾고.......'
그렇게 다시 한 번 계획들을 곱씹어 보던 그 때,
무언가 철컥하는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이윽고, 금속으로 된 문이 별로 기분좋지는 않은 마찰음을 내며 열렸다.
"오! 진짜 여자가 있었네." -귀병대1
"이야- 이 정도면 물건인데?" -귀병대2
귀병대의 녀석들인 듯 했다.
그녀는 천천히 다가오는 그 남자들을 날카롭게 주시하다가 이내,
"가만히 있.........." -귀병대2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선 수갑을 잇고 있는
쇠사슬을 이용해 한 녀석의 목을 그대로 졸라 기절시켰다.
"이 년이......!" -귀병대1
다른 한 녀석이 검을 빼들자 그녀는 그대로 발을 들어 빠르게,
그리고 세게 복부를 가격한 뒤 그 남자의 손에서 힘이 빠지자
검을 뺏어들어 그대로 있는 힘껏 쇠사슬을 끊었다.
칼날도 같이 부숴지자 혀를 쳇- 하고 차더니 부러진 검의 파편을
기절하지 않고 복부의 충격으로 신음하고있는 녀석의 목에 가져다댔다.
"누굴 가지고 놀긴 놀아? 웃기고 앉아있네."
그 녀석은 살려달라고 애원을 해댔고,
그녀는 협박으로 그녀의 검이 있는 창고의 위치와 계획을 전부 알아냈다.
말단이라 그런지 대충 알고있긴 했지만.
그녀는 그대로 두 녀석을 침대의 이불을
찢어만든 로프로 묶은 뒤
열쇠를 뺏어 수갑을 풀었다. 뻑적지근 한지 손목을 이리저리 매만지며
다른 한 녀석의 검을 뺏고 그대로 문을 잠그고 나오는 그녀다.
"이걸로 1단계 클리어인가......."
주위를 보니 전부 내일 있을 거사로 인해 분주해서
이런 지하를 신경쓰지는 않는 듯 했다.
아무도 없었기에 우선 아까 그 녀석들에게서
알게된 귀병대의 배로 가는 입구를 찾았다.
'흐음.......입구에 누가 있나?'
그녀는 하루사메의 배에서 귀병대로 이어놓은 간이 다리가
훤히 보이는 복도 창문으로 내려다보다가,
보초밖에 없는 것을 보고서 그대로 빠르게 그쪽으로 향했다.
"어? 넌..........!" -하루사메1
모퉁이에서 튀어나온 하루사메 단원이 놀랄 틈도 없이
그녀는 빠르게 베고서 가던 길을 마저 갔다.
무언가를 베는 것이 그다지 좋진 않지만 우선은 나가야했기에.
꾹 참고서 이를 악 물어보였다.
'너무 오랜만에 이 속도로 달려서 그런가.....적응 안되네.'
걷지 못한지도 꽤 됐고, 이 속도로 달린 적이 거의 없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발목을 풀었다.
뚜둑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리로 뛰어드는 그 순간,
그 앞에 서있던 누군가에 의해 우뚝 멈춰섰다.
'어째서.......?'
달빛이 잠시 구름 뒤로 숨어있다가,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걸까.
저 보랏빛의 짙은 머리와 하얀 붕대.
그리고 저 보라색에 노란 나비가 수놓인 유카타.
어째서 그가 여기에 있는 걸까.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면.....
"타카.....스기......."
어째서 지금 이 둘은 이곳에 있는 걸까.
그것도, 친구가 아닌 적으로써.
모든 것을, 끝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