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오늘따라 왜 이리 싸돌아 다니는건데? 엉?
김삿갓이라도 되시려고?" -긴토키

"싫으면 받아먹은거 죄다 뱉어내시던지."

긴토키의 쳇하고 혀차는 소리마저 어마어마한 인파에 묻혀간다.
이유인 즉슨, 여기는 다름아닌 터미널이었으니까.
안네데스크의 직원과 대화를 하는 듯 하던 그녀는
이내 따라오라며 손짓했다.

"털뭉치 녀석이냐?" -긴토키

"잘 아네. 지금 도착했다는 모양이야."

어이어이 벌써 3시가 넘었단 말이다.
점심도 편의점에서 대충 때웠고.
이유라도 말해달라 했다간 아침 같은 그런 표정을 지을까
고민하며 말을 목구멍너머로 삼키는 그다.

"타츠마!"

그녀는 빠르게 달려갔고 긴토키도 그 뒤를 쫓았다.
무츠와 함께 있는 타츠마. 타츠마는 언제나처럼 웃고있었다.

"하핫, 늦어서 미안하네.
오랜만일세. (-), 킨토키." -타츠마

"긴이다, 요녀....." -긴토키

"타츠마! 부탁한거 얼른!"

긴토키는 (-) 에 의해 말이 끊기자 움찔했다.
그래도 여기선 참아야한다며 스스로를 다스리는 것 같다.
잠깐, 그나저나. 부탁한거라니?
긴토키가 고개를 들었을 땐 이미 그녀는 타츠마에게서
받아든 어떤 병의 액체를 원샷한 뒤였다.

"그게 뭔줄알고 먹는거냐 어이-!!" -긴토키

"부탁한 특제 한정판 주스~"

"너만 먹냐?!" -긴토키

고작 그거 전해주러 온거냐는 물음에
타츠마는 해맑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긴토키가 짜증이 올라 한 대 치려하자 그녀는
이제 갈테니 그만하라며 웃어보였다.

"(-)." -타츠마

"응, 타츠마."

"......아닐세. 즐겁게 놀다들 들어가게나." -타츠마

자신을 보며 그렇게 말하는 타츠마에게,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긴토키는 그걸 그저 가라앉은 눈으로 볼 뿐.
이것은 질투도 뭣도 아니다. 단지, 미칠듯한 위화감.
오늘따라 이상하다. 마치,

내가 알던 그녀가 아닌 것처럼-

"고마워, 타츠마."

그렇게 말하며 타츠마를 껴안는 그녀의 행동에
잡생각이 모조리 날아간 긴토키였다.
그대로 그녀를 데리고서 나왔고,
멀어지는 둘에게 그녀는 그저 손을 흔들어보일 뿐이었다.

"아직도 남은거냐?" -긴토키

"......응."

자신을 질질 끌려가던 그 손을 맞잡은
그녀의 손이,

희미하게 떨리며 그의 손을 꽈악 쥐었다.
멍하니 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