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 -히지카타
풀썩하고 무언가가 꺼지는 듯한 소리에 히지카타는 눈을 떴다.
동이 터오는 아침의 하늘. 그리고 시끄러운 사람 소리.
그는 아까의 상황을 되짚다가 이내 소고의 목소리에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멀쩡합니까 히지카타 씨- 어디 부러졌으면 좋겠네요-" -소고
".............." -히지카타
"히지카타 씨? 머리라도 다친겁니까?" -소고
눈을 떠보니 자신이 차디찬 바닥이 아닌 구조용 에어메트위에
누워있었고, 아래에는 익숙한 녀석들이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은 히지카타는 다른 대원들의 부축을 받아 내려오고서
상처를 대충 지혈한 뒤 구급차에 있던 휠체어하나를 빌려 앉았다.
"야, 이 자식아!!" -긴토키
저쪽에서 잔당처리를 한 뒤 상처치료를 마친 해결사 일행이 뛰어왔다.
히지카타는 아까부터 아무말없이 그저 고개를 푹 숙인채
태엽이 고장난 인형처럼 젠장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였고,
긴토키가 그런 그의 멱살을 잡아 끌어올렸다.
"으아아아- 형씨, 진정하세요!" -야마자키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 (-) 어딨냐고 이 개자식아!!" -긴토키
소고는 히지카타와 절반가량 무너진 후에야 붕괴를 멈춘
건물을 번갈아보았다.
「무슨.....? 왜 미리 구조대를 부르라는겁니까?」-소고
「저런 허접들이 저렇게 날뛴다는 건, 믿는 구석.
즉, 보험 같은게 있다 이거지.
가장 쉬운 건 시민들을 이용하는거니까.... 폭탄 정도일거야.」
「역시 누님, 히지카타 씨를 구할 생각이시군요.」-소고
「잘 아네. 에어메트도 혹시 모르니 준비해.
무전기로 신호 보낼테니까.
우선 히지카타를 내보낸 뒤 나도 뒤따라 나갈게.」"분명 누님, 뒤따라 나오신다고 했는데......." -소고
하지만 모두가 대피하고 절반가량 무너져내려 이제는
고요함만이 감도는 건물에서는 그 누구도 나오지 않았으며,
또한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긴토키는 히지카타의 멱살을 놓았고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히지카타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제길.....(-)!! 어디있어!! 대답해, (-)!!" -긴토키
긴토키는 히지카타를 다시한 번 노려보다가 이내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서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 이 자식..... 때리라는 마요라 생일빵은 안 때리고
뒷통수를 쳐....?" -긴토키
긴토키는 이를으득 갈았다.
아냐. 죽었을리가 없다.
생명력하난 끝내주다고 자부하던 녀석이잖냐.
그렇게 믿고 믿으며 화를 겨우 가라앉히고 구조대를 모이게 했다.
"생일 축하........?" -히지카타
히지카타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에 다른 모두가 그를 보았을 때는,
더 이상 그를 다그치지 않았다.
"약속했잖냐......." -히지카타
한 손으로 얼굴을 덮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서
중얼거린다.
그 화상 입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은 눈물.
그 흐느낌에 파고드는 소리는 이를 가는 소리.
아니, 그 보다도 더한 후회.
「......다시 볼 땐, 밝은 아침의 하늘 아래에서 보자구.」"이딴 뭣같은 생일 선물이 다있냐고....." -히지카타
이렇게 내가 눈물을 떨굴 때, 넌 핏방울을 떨구었다.
이렇게 내가 아무것도 못하고서 후회할 때, 너는 몸이
부숴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미 부숴졌더라도 부딪혔다.
이렇게 내가 상처하나로 주저 앉아있을 때,
너는 수많은 상처를 몸에 새긴 채 과거의 괴로운 모든 것을
끌어안고서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젠장..... (-)...." -히지카타
결국 나는 또 다시, 아무것도 못 한 채로. 이렇게-
히지카타는 고개를 들어 무너진 건물을 보다가,
파편에 묻어있는 검은 피를 보고서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다.
"
........콜록....."
모두가 시끄러운 그 속에서. 그 잔해 속에서 들려오는
금방이라도 꺼질 듯한 그 기침소리를 듣고서 히지카타는 눈을 번쩍 떴다.
분명히, 들렸다. 환청 따위가 아냐.
"(-).......?" -히지카타
"뭐? 안 들려, 크게 얘기해 이 자식아!" -긴토키
"(-).....!" -히지카타
그의 목소리에 모두가 히지카타의 시선이 향하는 쪽을 보았고,
그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이내
큰 굉음이 한 번 울려퍼지며 잔해가 부숴졌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검게 물든 한 사람.
"쿨럭.........!!"
쿵하고 부숴진 잔해가 떨어지는는 소리에 섞이는 그 소리는,
마치. 밤의 어둠을 걷어내는 아침과 같은 소리.
멀어져만 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