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은 평소모습이랑
싸울 때랑 너무 다른 것 같다, 해." -카구라

"그러게요. 저렇게 밝은 사람이 한 순간에 그렇게 되는게." -신파치

"어쩔 수 없어." -긴토키

긴토키는 몇 시간 전 전투로 인해 금이간 목검을 보더니
이내 풀린 눈으로 그녀의 뒤를 보며 말했다.

"저 녀석은 언제나 지키겠다고 말하며 자기 자신을
내던지고 베고, 또 베어온 녀석이다.
그녀는 아직, 자신을 위해 검을 쥐는 방법을 몰라." -긴토키

"그런......." -신파치

신파치와 카구라는 그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긴토키랑 닮아있지 않은가. 지키려고 하면서 자신은 지키지 않는다.
신파치도 카구라도 생각했다. 긴토키 그도, 다를 바는 없다고.
그런데도 그런 그가 그녀에 대해 그렇게 말한다는 건,
그녀는 그의 몇배로 상처입은 사람이라는 뜻일까. 짐작해보는 둘이다.

"그러니까," -긴토키

하지만 그는 역시나. 또다시 웃어보인다.

"지금부턴. 자신을 위해 쥐는 검을 알려 줄 차례야.
그리고, 이번엔 내가 대신 지킬거다." -긴토키

얼른오라며 저 멀리서 손짓하는 그녀를 보자
긴토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신파치와 카구라도 옅게 미소지으면서 긴토키를 앞서 갔다.

"저 녀석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들도." -긴토키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앞으로 간다.
이 때까진 너도 나와 똑같이 쉬지 않고 걷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둘의 거리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네가 멈춰있다. 지금 오라며 손짓하는 것 처럼.
나를 기다리는 너를 향해 이제는 한 걸음씩 나아간다.

멈춰있던 나와. 나아가던 너.
나아가던 나와 또 다시 나아가던 너.
그리고, 잠시 멈춰서 뒤돌아본 나와 나아가던 너.
그렇게 계속 나아가며 상처입어 다시 멈춘 지금의 너.
그리고 나는 다시 달려 너에게 향한다.
그 상처를 전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가자. 신입 환영 파티로 내가 쏜다!" -긴토키

"진짜냐, 해?! 그럼 고기파티하자, 고기!" -카구라

"아싸! 다 먹을거라구요!" -신파치

"넌 뭐 먹을래?" -긴토키

"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대답하는 순간을, 지켜주고 싶을 뿐이다.

"아무거나! 아무튼 먹을래! 배고파!"

이 때까지 실이 많이 엉켜버렸다면. 차차 풀어나가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마주웃는 긴토키였다.

"아아, 가자고." -긴토키

이제는 혼자가 아닌, 너와 함께-

하늘에 해가 떠올랐다. 달아래에서 자신을 감추며
살아오던 그림자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동시에, 하늘에 비가 그치고 해가 다시 떠올랐 듯이
그녀의 얼굴에도 눈물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아아,

하늘이 너무나 푸르다.

비가 오는 날은 앞으로 또 있겠지.
하지만 다시 맑아지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빛을 쫓던 그림자와 잃어버린 그림자로 인해 시드는 빛.

왜 이제서야 깨달았을까.

아무리 서로를 잃는다고 해도
빛과 그림자는 언제나 함께 있게 된다는 것을-



[Main Story : 비가 오는 날]
[Fin]



먼저 나선 그녀의 뒤를 따르는 해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