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화창했다. 어느덧 여름이 찾아왔고,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햇빛이 너무나도 따가웠고, 바닥에선 아지랑이가 올라오는 계절이 왔다.
이곳에 온지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는 말이겠지.
처음 시작은, 그닥 좋진 않았지만. 지금 행복하면 상관없다 생각했다.

"어라, (-). 벌써 왔구나." -미츠바

산에 갔다 와 집으로 가자 오늘도 반갑게 맞이해주는 그녀다.
이젠 더 이상 내 마음을 숨길 필요도, 나타내지 않을 필요도 없다.
나는 씨익 그녀에게 마주웃어주었다.

"응. 선물을 좀 가져왔어, 미츠바."

"어머. 뭐야, 이건?" -미츠바

나는 등에 이고 있던 것을 마당에 던졌다.
멧돼지다. 산에 간 것은 몸보신거리가 없나해서 간 것이었다.
미츠바는 몸이 약하니까. 그런데 어쩌다가 이 근처 농사를 망친다고
소문으로 들었던 멧돼지를 발견했다. 어쨌겠어.
그리고 빠르게 베어버렸지. 산 속이라 내 속도를 보고 내가 천인인것을
눈치 챈 사람들도 없었을테니까.

"미츠바는 몸이 안좋으니까. 먹고서 기운차리라고 잡아왔지. 저녁에 구워줄게."

"고마워. 대단하네 (-)~" -미츠바

"뭐, 그.... 그 정돈... 아냐....."

내가 부끄러움에 볼을 긁적이자 쿡쿡 웃는 그녀다.
이윽고 도장에서 돌아온 소고. 곤도씨도 있었다.
역시나. 들어오자마자 곤도가 화색이다.

"오! 오늘은 바베큐파티인가!" -곤도

"눈독들이지마요, 곤도.
이거 미츠바 주려고 잡아온거니까."

"하하핫, 다 같이 먹으면 되지않겠는가." -곤도

나는 그런 그의 말에 옅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도 평온했다. 비록 조용하진 않더라도 활기찬 이곳은, 너무나도 편안했다.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이런 편안함을 느껴본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나는 아직까지 잠자리에 들 때도 검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잠들었다.
이제 곧, 그 습관도 없어지겠지.

"음? 소고, 그 자식은?"

그러고보니 히지카타가 없다. 내가 소고에게 묻자 소고가 대답했다.

"히지카타? 아마 저번에 (-)한테 져서
자존심 상해서 연습 중일........" -소고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선술술 말하던
소고의 머리를 쓰다듬는 척 하면서
꾹꾹 쥐어박는 히지카타였다. 언제 온겨?

"누가 언제. 그 보다, 뭐야 그 멧돼지는?" -히지카타

히지카타가 딱봐도 연습한 사람처럼 약간의 땀을 흘리고 있었다.
게다가 숨까지 조금 헐떡거렸다. 짜식. 아닌 척 하기는.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미츠바 주려고 잡아왔어. 그 보다, 연습이란 건 말이다.
할거면 제대로 하라고. 어줍잖게 해서 다치지나 말고."

"그러니까 안했다고!" -히지카타

"네, 네, 연습 끝나면 불러라~ 또 상대해줄게~"

"사람 말 좀 들어! 야 임마! (-)!" -히지카타

나는 히지카타의 말을 들은 채 만 채 하며 다시 멧돼지를 짊어졌다.
그리고는 시냇가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순간, 내 손과 검에 묻은 멧돼지의 피에 인상이 찌뿌려졌다.
마치. 전쟁 때 내 손에 묻혔던 피를 보는 것 같아서.
악몽과도 같이 어느순간 떠올라버려서.

'잊자. 그리고......'

나는 주먹을 꽉 쥐고 눈을 한 번 깜박였다.
그리고 또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행복. 해지자.'

그렇게 말하며 다시 애써 웃었다.

마음에도 없는 잔소리와 쓴소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