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구라!" -신파치

"진정해라 신파치." -긴토키

"그렇지만 카구라가.....!" -신파치

잠시 뒤.
카구라가 아까 베인 복부를 어루만지며 흙먼지 속에서 걸어나왔다.
칼등으로 친 것 뿐인 듯 했고, 힘조절을 한 건지 카구라는 많이 다치지 않았다.

"(-), 너.......!" -긴토키

"착각하지마. 긴토키."

그렇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아까부터 모든 공격을 전부 칼날이 아닌 칼등으로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카구라에 맞먹는 괴력으로 던지듯이
칼등으로 치긴 했지만 카구라의 맷집 정도면 어느정도 버틸 수 있었다.

"난 내 복수와 무관한 자는 절대 죽이지 않아. 그것 뿐이야."

그녀가 검은 칼날을 훑어보며 있자 카구라가 우산을 들고 달려왔다.

"이 자식-!!" -카구라

카구라는 우산으로 내리쳤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카구라의 우산을 흘려보내듯
우산을 밀어내면서 카구라를 다시 날려버렸다.
카구라는 그대로 저쪽 바닥에 쓰러졌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다시일어나는 카구라.

"대체 왜 이러는거에요!" -신파치

신파치가 참다못해 소리치자 그녀는 신파치를 노려보았다.
눈빛만으로도 남을 못 움직이게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신기한 일이었다.

"모르면 짜져있어. 안경 꼬맹이. 너 먼저 할복시켜줄까?"

신파치는 본능적으로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위....위험해. 이런 사람이 긴상 친구면
대체 긴상은 얼마나......' -신파치

콜록거리며 다시 일어나는
카구라를 보며 그녀는 혀를 찼다.

"지구에서 고생이 많구나. 야토족 꼬마야."

"가만 안둬어어어!!" -카구라

카구라가 다시 달려와선 우산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는 그대로 그 우산을 손으로 잡아버렸다.
손이 조금 까진건지 검은 피가 조금 새어나왔다.
우산이 빠지지 않자 카구라는 발로 비어있는 하체를 찼지만
그녀는 오른쪽 발로 그 발을 막았다.

"이익........" -카구라

"널 보니 너랑 닮은 녀석이 생각나는군.
여기 에도로 오기전에 다른 야토족을 만났었거든."

"뭐.......?" -카구라

"이름이랑 모습이.....너랑 비슷했는데. 아, 카무이....였나?"

카무이라는 이름이 나오자마자 카구라의 얼굴표정이 바뀌었다.
그녀는 조금 흠칫했지만 이내 다시 싸늘하게 카구라를 내려다보았다.

"그 녀석. 지금 어딨냐, 해." -카구라

"알고싶으면 먼저 이겨."

"당장 말해!" -카구라

카구라와 그녀는 다시 우산과 검을 섞었다.
아까에 비해 몇 배는 빠르고 강해진 공격에 그녀도 조금 놀란 듯 했다.

"좋은 움직임.
하지만 감정적으로 움직여서......."

"...........!" -카구라

그녀는 검을 들고 있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허리춤에 있던
검집을 빼서 그대로 카구라의 명치를 찔렀다.

"급소가 훤히 비었어."

카구라가 그 충격에 무릎꿇고 주저앉아버리자,
그녀는 다시 검을 치켜들었다.

"유감이다."

빠르게 내려가는 칼날. 그 칼날에 무언가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서 읊조렸다.

"나 참. 어린애가 맞고있는데 이제서야 나서는거야?
언제 그렇게 겁쟁이가 된거지?"

긴토키가 목도로 그녀의 검을 막았다.
그리고 그 때,
신파치가 달려와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목검을 치켜들었다.

"큿..... 더 이상은, 가만히 못있어요!" -신파치

하지만 그녀는 신파치의 목검은 검집으로,
긴토키의 목검은 검으로로 막고서 버티고있었다.
그런데도 그 얼굴엔 여유가 가득했다.

"여잘 상대로 2대 1이 더 하잖아."

잠시 그녀가 멈춘 틈을 타, 긴토키가 물었다.

"대답해. 즈라를 왜 그렇게 한거야." -긴토키

"즈라......?"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둘의 공격을 흘려버리고
뒤로 점프해서 간격을 넓혔다.

"즈라? 카츠라? 카츠라.... 코타... 로?"

"그래. 죽이진 않았더군." -긴토키

그녀는 잠시 표정이 굳은채로 생각하는 듯 했다.
모르겠다는 표정을 잠시 내비췄지만 이내 말했다.

"어. 중간에 좀 일이 생겨서. 나중에 다시 가지 뭐."

그 말을 듣자마자 긴토키의 풀려있던 눈이 번쩍 뜨여지고,
긴토키가 순식간에 돌진했다.
믿었는데. 네가 아닐거라 믿었는데.
목검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이젠 울고싶기 까지 했다.
그녀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슬퍼보였지만, 긴토키의 눈에는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뒤쪽의 벽에 박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