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벌러덩 누워선 지쳤다며 칭얼대는 (-).
긴토키는 그걸 보며 우두커니 옆에 앉아있었다.
"아~ 몸에 힘이 안들어가네."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래도." -긴토키
그녀는 그러더니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가
벌떡 일어나 앉아선
재미있게 놀고있는 애들과 사람들을
스윽 하고 둘러보았다.
"정말.......몸에 힘이 안들어가."
그녀는 옅은 미소를 띠고서 말했다.
몸에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무언가를 상처입힐 힘이.
지금은 이 평화로운 시간에, 평화로는 순간에 젖어선
그 무엇도 더 이상 베지 않아도 된다는
그런 생각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자네들 여기서 뭐하는감?" -타츠마
뒤쪽에서 드리운 그림자에 그녀와 긴토키는 고개를 위로 들었다.
타츠마가 웃으며 그 둘 뒤에 서있었다.
"타츠마."
"하핫, 급하긴 만들긴 했지만 선물이야. (-)." -타츠마
그는 그러더니 손에 들고있던 아이스박스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파르페랑 빙수였다. 아무래도 쾌원대의 주방장한테
시켜 만든 모양이었다.
이제서야 배의 수리가 어느정도 끝났다고 했다.
크게 고장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앗싸! 고마워, 타츠마!"
"어이, 내 꺼는?" -긴토키
"자네 껀 없는데." -타츠마
긴토키는 그대로 벌떡 일어나선
타츠마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댔다.
"이 자식이 장난하냐아아아!" -긴토키
그 와중에도 파르페와 빙수를 동시에 흡입중인 (-).
그러면서도 자기 몫에서
조금을 덜어 애들과 긴토키의 몫을 따로 담아두고있었다.
그렇게 타츠마한테 긴토키가 따지자
저쪽에서 무츠가 걸어와선 말했다.
"어이, 손해배상에 대한 건
자세히 얘기해 줄테니, 따라와라.
그 바보도 데리고." -무츠
"나 참....(-), 갔다올테니까 애들 좀 봐줘." -긴토키
"으르쓰."
(알았어.)
".....그렇게 맛있냐." -긴토키
빙수와 파르페를 먹으며 맛있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고선 한번 피식 웃은 뒤
긴토키는 타츠마를 끌고서 타츠마의 배로 향했다.
그녀는 그가 가고난 뒤 걸치고 있던 하늘색의 남방을 벗어
물기를 짜낸 후, 다시 걸치고는 다시 멍하니 하늘을 보았다.
그 때,
"(-)누님. 뭐해요?" -소고
"소고냐. 무슨 일로?"
뭐하냐고 물으며 그녀의 옆으로 온
소고의 손에는 수박이 담긴 쟁반하나가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돗자리위에
올려놓고는 그대로 그녀의 오른편에 앉았다.
"이제야 좀 행복해보이네요.
예전에는 허구한 날 슬프게 웃고있더니만." -소고
그 말을 그녀는 부정하지 않는 듯 왼손으로 수박 한 조각을 집어먹었다.
그러더니 오른손으로 앉아있던 소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전 S라서 당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 데요." -소고
"시끄러 짜샤. 이 자식, 많이 컷네.
이제 내 손을 뻗어야 머리가 닿잖아.
예전에는 쪼끄맸는데."
"그래서 불만인가요?" -소고
그녀는 그러더니 피식 웃고는 소고의 등을 두 번 두드렸다.
"고생했다, 임마.
그리고, 미츠바 옆을 지켜줘서 고마워."
그 말에 소고는 아무말없이 자신도 수박한조각을 집어먹었다.
잠시 뒤, 소고한테 수박깨기를 하다가
머리통이 깨질 뻔 했던 히지카타가
이쪽으로 왔다.
"소고 이 자식!!! 죽고싶냐!!" -히지카타
"애초에 제가 휘두르던 곳에
있던 히지카타씨가 잘못이라구요." -소고
둘이 싸우고 있자 그녀는 살짝 웃다가 이내 크게 웃었다.
둘은 호쾌하게 웃으며
뒤로 몸을 살짝 기울여 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말했다.
"하여간. 너희도 여전해보이네."
이내 곤도가 부르는 소리에 둘은 가버렸고,
그녀는 물에 젖은 옷이 조금씩 말라가는 것을 느끼며
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렇게 그녀가 겨우 진정을 하고 한숨을 푸른 하늘을 향해
내뱉던 그 때, 카구라와 신파치가
이쪽으로 와선 소고가 주고 간 수박을 보고는 먹기 시작했다.
"아, 카구라. 신파치. 왔어?"
둘은 남은 수박을 정신없이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러면서 카구라를 한 번 보고는
자신의 하늘색 남방을 벗어서
입혀준 뒤 소매를 카구라의 팔 길이에
맞도록 접어주었다.
"이러면 태양에도 덜 힘들거야. 그래도 꼭 우산쓰고."
"고맙다, 해. 누님!" -카구라
그녀는 웃으며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긴토키가 언제 오나 기다리는 듯 했다.
그래. 그녀도 해결사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소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 때까지
이 평화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까닭은,
혹시나 자신으로 인해, 자신의 복수로 인해
다른 소중한 사람들이 상처입을 것을
두려워 했기 때문이었을까.
뭐, 상관없나.
"바다, 예쁘네."
이젠 함께라면 바다도 무섭지 않으니.
돗자리에 데려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