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대체 뭘하고 오신거에요?" -히노와
다들 돌아오자 상태가 개판이라며 히노와가 놀랐다.
카구라는 신파치에게 업힌채 꿈나라, 긴토키는 아까 칼등에 맞은 팔이 조금 부어있었다.
신파치도 아까 긴장한 상태에서 힘을 쓰느라 팔에 근육통이 장난이 아니었다.
"어이, 긴토키.
너희 대체 뭘하고 돌아다닌거냐?" -츠쿠요
츠쿠요의 물음에 긴토키는 한숨을 쉬며 그대로 마루에 누웠다.
그리고는 이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 말을 걸어도 그저 멍하니. 그렇게.
'하여간 너무 물러.
그 녀석......일부러 그런거야.' -긴토키
긴토키는 싸울 때 부터 느꼈었다. 누군가를 죽이려는
녀석 치고는 너무 무르게 대응하고 있었다.
카구라를 공격하며 동시에 무언가를 가르치고 있었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칼날로 목도를 부술 수 있었을텐데.
계속 칼등만 쓰고 있었다.
'무슨 속셈이냐. (-).' -긴토키
그렇게 간만에 진지하게 있던 긴토키를 노리는 살기가 느껴졌다.
"대답 좀 하라고! 이 자식아!" -츠쿠요
푹하는 소리와 함께 긴토키의 옆에 쿠나이 3개가 아슬아슬하게 날아들었다.
긴토키는 그제서야 벌떡 일어났다.
"저...저기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쿠나이씨." -긴토키
"누가 쿠나이씨 라는거냐! 질문에 대답이나 해!" -츠쿠요
긴토키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뒷통수를 긁적였다.
"그냥 아는 녀석이랑 마찰이 좀 있었을 뿐이야." -긴토키
"저번에 찾는다던 그 녀석인거냐. 대체 왜 찾는거지?" -츠쿠요
그 질문에 긴토키는 말이 없어졌다. 글쎄. 왜 찾는걸까.
찾아봐야 아까와 같은 상황만 일어날텐데.
그런데 그렇다고 모른척하기엔, 언제나 그녀의 표정이 슬퍼보였다.
"반드시 물어봐야할게 있어.
근데 뭘 물어봐야할지 모르겠어." -긴토키
"뭐냐 그 말은." -츠쿠요
아까 칼등에 맞았던 그 왼쪽 팔이 아려온다. 너는. 얼마나 아팠을까.
나는 너에게 맞은 왼쪽 팔도 널 생각하면 이렇게나 아려오는데.
우리를 위해 싸우다가 망가져버린 그 몸과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글쎄......." -긴토키
그러니, 한 번만 더. 네 손을 다시 맞잡아줄 것이다.
네가 아팠던 만큼, 나도 견뎌내보일 것이다.
"아무래도, 만나봐야 알 것같아." -긴토키
그는 그렇게 말하고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 때 지은 그 미소는, 어딘지 모르게 슬퍼보이는 그녀의 미소와.
(-)의 미소와 왠지 닮아보였다.
「언제 그렇게 겁쟁이가 된거지?」 긴토키는 그 말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상처입는게 두려워서 진검을 버리고 목도를 든 겁쟁이가 되어버렸으니까.
그리고 그녀도 진검을 들고있었지만,어째선지 자신과 똑같아 보였다.
「난 너처럼 강하지 못해. 긴토키.
그러니 평화속에 있다가 다시 다른 것들을 잃으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할거야.」 더 이상 이 세상에 상처받는게 두려워서
두꺼운 가면으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가린채 사람 사이에 섞여 사람흉내를 내는 괴물.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난 내 복수와 무관한 자는
절대 죽이지 않아.」 그럼 어째서 그녀는 나를 죽이지 않은걸까.
그런 의문을 품은 채, 조용히 눈을 감는 긴토키다.
달이 고개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