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함이 여기까지 전해져왔다. 또 다시 퍼부어지는 공격.
또 다시 전투가 이어졌다. 아부토는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 이유인 즉슨, 이렇게 계속 시간을 끌다간 단장이 참지 못하고 나와 투정(?) 부릴테니까.

"젠장, 할 수 없나." -아부토

아부토는 그대로 그녀의 검을 우산으로 막은 뒤,
이번에는 한 손으로 칼날을 잡았다.
손에서 붉은피가 나왔지만, 그는 그대로 그 칼을 뺏으려 했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그녀의 표정에선 당황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잠깐. 안 빠져.......?!' -아부토

그의 힘에도 끄덕않는 검. 그 검 자체가 특별한 원석으로 만든 것이기도 했지만
그녀의 힘이 그보다 한 수 위라는 뜻도 되었다.

"너 뭐하냐?"

그가 칼날을 잡고 있기에 그녀는 그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대로 다리를 들어 아부토의 머리를 발로 찍어내렸다.
쾅하는 굉음과 함께 다시 한번 흙먼지가 일었다.

"진짜.....이러면 집이 다 망가지겠네."

그녀는 자신이 해놓고도 혀를 차며 싸늘한 시선으로 쓰러져있는 아부토를 째려보았다.
그는 머리를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건 거의 전쟁 수준이구만.......
아가씨. 늙은 아저씨를 이렇게 대해도 되는거야?" -아부토

그렇다. 전쟁에서나 느낄 수 있는 그 누구도 범접 못 할 살기.
전장의 느낌을 떠오르게 하는 것은 그녀가 흑영으로서 전장을 누볐기 때문이다.
아부토는 이거 잘못건드렸나- 라며 태평하게 말하고는 이내 다시 뛰어들었다.

"잔말말고 덤벼, 늙은 또깽이."

그렇게 또 다시 무언가가 부딫히는 마찰음이 마당에 여러번 울려퍼졌다.
계속해서 울려대는 싸움의 소리에, 불시착한 배 안에서 누군가가
방금 잠에서 깬 듯한 표정으로 걸어나왔다.
하지만 그 둘은 그것도 전혀 몰랐다.

다시 휘두르는 나의 검이, 흙먼지를 반으로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