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된거다." -긴토키

긴토키가 오늘 아침의 일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전부 털어놓은 뒤.
그녀는 아까의 슬프던 기색따윈 이미 싹 사라져있었다.

".....결국은, 너 때문이네?"

"아니 나 때문은 아닌......" -긴토키

"네가 잃어버려서 신센구미에 간 뒤 이 소동이 일어났지."

"잘못했습니다." -긴토키

긴토키는 바로 말을 바꾸었다.
벌써 시간은 11시 23분. 곧 화이트데이도 끝나겠지.
그녀는 한숨지었다. 모처럼의 날인데, 이게 뭐람.

"저.....(-)야?" -긴토키

"왜."

"설마 안 줬다고 삐진건.....컥!" -긴토키

그녀는 긴토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복부를 주먹으로 한 대 쳤다.
힘조절을 해서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꽤나 아픈 건지
주저앉고서 배를 움켜쥔 채 부들부들 떠는 그다.

"그래 삐졌다. 됐냐? 됐냐고, 요녀석아!"

"기....긴상 죽어버린다고......?!" -긴토키

"흥이다!"

그녀는 바로 뒤돌아선 방으로 향했다.
긴토키는 그런 그녀를 보며 조금 키득였다.

"천하의 (-)도 여자는 여자인겁니까?" -긴토키

"너 남자구실 못하게 만들어버리기 전에 닥쳐라."

그녀가 싸늘하게 대꾸하자 긴토키는 미안하다며
그녀의 팔을 붙잡아 당겨 자신과 마주보게 했다.
그리고는 작은 알사탕 하나를 꺼내어 보여주며 말했다.

"사탕이라곤 편의점에서 산 작은 딸기맛 사탕 뿐이지만....." -긴토키

그리고는 봉지를 뜯어서 사탕을 꺼낸 뒤 손가락에 가볍게 쥐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씨익 웃는 그 미소에 그녀는
결국 피식 웃어버렸다.

"해피 화이트데이입니다, (-)양." -긴토키

그녀가 입을 아- 하고 벌리자 긴토키는 넣어주는 척 하면서
장난스럽게 웃더니 자신의 입으로 쏙 넣어버렸다.
그녀는 낚였다는 생각에 충격을 먹은 듯 했다.

"야, 너 또 장난칠......!!"

긴토키는 화내는 모습마저 귀엽다는 듯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살짝 누르며 그녀가 다시금 뭐하는 거냐며 화내자
이번에는 아예 그 손을 더 뻗어 그녀를 뒤의 벽으로 밀쳐넣었다.

"자....잠깐......!"

당황한 그녀가 외치자 긴토키는 5cm 정도의 거리에서
무슨 문제 있냐는 듯이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아니....그니까....그게........"

그녀가 당황하자 긴토키는 그것이 재미있는건지
피식 웃고선 한 손으로는 그녀의 뒷통수를
휘어잡듯 받히고서 그대로 말하고 있던 그 입을 막아버렸다.

긴토키에게서 나는 달콤한 향. 당분만 먹어대니 그럴만도 했지만,
사탕 때문인지 딸기우유 맛이 났다.
예전에는 입속에서 음식 같은 것을 굴리며 키스하는데 거부감이 들었었지만,
이상하게 그녀는 그를 내치지 않았다.

입속에서 녹아 없어지는 사탕처럼
숨이 막히다 못해 몸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연애경험이 전무한 그녀로썬 이런 키스는 너무나 생소한건지,
그에게 그대로 휘둘리고 있었다.

'숨막혀.........!'

물 속에 빠졌을 때의 느낌이다. 어지럽고, 몸이 녹아버리는 것 같고,
움직이지 않는다. 동시에 숨도 막혀온다.
예전엔 이 느낌을 뭐에 비유하면
좋을까 몰랐지만, 알았다. 지금 이 느낌이다.

"우읍! 읍!"

숨이 많이 막혀 등을 세게 쳐대자
그는 그제서야 떨어져나갔다.
너무세게 친건지 긴토키는 짧은 비명을 질렀다.

"기.....긴상을 죽일 셈이야........?!" -긴토키

"너나 나가 죽어 이 자식아!!"

그녀가 얼굴이 붉어져선 벽을 타고 미끄러지듯이
주저앉아버리자 긴토키는 흔하지 않은 약한 모습에 피식 웃어버렸다.

"너, 엄청 못 하는구만?" -긴토키

"천연파마한테 그딴소리 듣고 싶지 않아!!"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선 씩씩거리며 방으로 들어가려는
그녀를 긴토키는 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이거놔! 이거놓으라고!"

"하여간. 너 귀까지 빨개졌다고?" -긴토키

"노...놀리지.....! 마....."

그렇게, 어느덧 달콤한 냄새가
방안을 가득 채워가고 있었다.

'역시 무리인걸.'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래서 더욱 불안하다.
지금 웃고있는 그의 미소를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한 순간의 실수로, 판단의 실수로 저 미소를 잃는건 아닐까.

평화에 젖어갈 수록, 점점 더 불안해져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조금은.

조금은, 언제나처럼 평화롭게 있고 싶어.

다시 순식간에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