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히지카타....!!"

머리를 조금 다친건지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한 줄기의 붉은 물방울과 희미한 화상자국과 그을음.
그리고 괴로운 듯 찡그린 표정.
그렇다. 그대로 폭발하는 순간 뛰어들어 필사적으로 감쌌다.
그녀는 자기 때문이란 생각에, 또 다시 누군가를 다치게 했다는 생각에
그대로 굳어선 떨리는 손과 눈동자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 누님!! 히지카타씨!!" -소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소고와 다른 대원들.
그녀가 그의 다친 상처를 떨리는 손으로 어루만졌다.
자신의 팔에서도 검은피가 새어나오고 있는 줄은 모른채.

"히지카......"

그녀가 다시 그의 이름을 부르려던 그 순간,
거리에 난데없는 총성이 울려퍼졌다.
바닥에 꽂힌 위협용 발포인 듯 했다.
그녀는 고개를 치켜들고서 총알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너........!"

히지카타를 살짝 눕혀놓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상처를 입은 채로 검을 빼들었다.
반대쪽 지붕 위쪽에서 총을 쏜 누군가는,
다름 아닌 노란색 질끈 묶은 머리에 분홍색의 옷을 걸치고서 권총을 든 여자.
키지마 마타코였다.
귀병대라는 걸 안 그녀는 검을 세게 쥐고서 이를 으득 갈았다.

"(-)씨! 뒤에!" -야마자키

야마자키의 말에 뒤쪽을 돌아보니 히지카타가 있지 않았다.
그 대신, 그녀의 뒤에는 히지카타를 어깨에 들쳐 매고있는 반사이가 서있었다.

"덕분에 신센구미를 쉽게 잡았구려.
감사를 표하는 바이오." -반사이

"그....그만둬! 내려놔! 당장!!"

반사이가 그를 데리고서 골목으로 사라지고 난 뒤
그녀가 쫓으려 하자 마타코가 지붕 위쪽에서 총을 쏴댔다.

"쳇.......!!"

그녀는 그렇게 혀를 차며 빠르게 담을 타고 올라가 지붕위로 뛰어올랐다.
마타코는 설마 그 높이를 한 번에 뛰어올 줄은 몰랐는지 당황해선
그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팔만 조금 스쳤을 뿐,
그녀는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마타코도 옷깃만 베였을 뿐이었지만
온몸이 곤두설정도로 찌릿거리는 살기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방해라고.......!"

그녀는 다시 베려는 듯 하더니 이내 혀를 차고서 빠른 속도로 내려가
아까 반사이가 향한 쪽으로 아주 빠르게 달려갔다.
마타코는 신센구미 대원들에게 쫓길 것 같아 일찌감치 사라졌다.

'이게 뭐야.........'

그렇게 빠르게 달리자
그녀의 뒤쪽으로 흩날리는 검은 핏방울이 노을로 물든 대지를 적셨다.

'결국 또 다시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어....!'

미츠바와 약속했다.
아니, 자신 스스로 그녀는 미츠바에게 약속했었다.
네가 나를 사랑해준 것처럼
네가 사랑해 마지 않는 것들을 지켜주리라고.
설령 자신이 싫어한다고 할지라도.
그녀는 그렇게 말했었다.
하지만 또 다시 그 약속이 흔들렸다.
오히려 자신을 지키려다 다치게 한 것도
모자라선 귀병대에 말려들게 했다.

"히지카타.......!!"

어느덧 반사이가 보이기 시작하자
그녀는 이를 악 물고서 계속해서 뛰기 시작했다.
자잘하지만 상처 투성이면서도
그 정도의 속도를 내는 걸 보고서 반사이는 조금 표정이 일그러졌다.

"거기서-!!!"

그녀는 훗날 후회하고, 또 슬퍼했을지도 모른다.

눈 앞의 빛에만 급급하여 그 뒤에 있는 그림자를 보지 못하였음을.

반사이가 그녀를 유인하는 듯 뛰고 있다는 걸,

그녀는 어째서
너무나도 늦게 안 걸까-

대지에 물들었던 노을빛이,
이제는 싸늘하게 식어 검게 변해간다.



[Main Story : 대지는 노을 빛으로 물들고]
[To be continued.......]


눈이 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