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토키
그렇게 다음 날. 비가 그쳤음에도, 이미 저녁이 되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침부터 방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카구라의 말에 의하면 이불 속에서 나오려고 하질 않는단다.
"어이, 어디 아파?! 대답좀 해봐!" -긴토키
긴토키가 문을 쾅 두드리자 그녀가 문에 무슨 물건을 던진 건지
문에서 쿵하는 소리와 함께 잠에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비 맞아서 피곤해.........
누님은 주무시니까 니들끼리 놀그라....."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다시 잠든 듯 했다.
긴토키는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저렇게 까지 피곤해할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어제 겪었던 일이 아직까지 마음속에 걸리는 걸까.
"그럼 식사 가져다줄까, 해?" -카구라
"됐어......입맛없어......."
그렇게 셋은 할 수 없이 셋끼리만 배 밖으로 나가보았다.
배에는 중력조절 시스템이 있다지만 배 밖으로 나오자 마자
다시 그들을 끌어당기는 중력에 셋은 다시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벌써 이 녀석들을 만난지도 꽤 됐군.' -긴토기
해결사 일을 하며 새삼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는 긴토키였다.
그리고 갑자기 드는 한 생각.
'언제까지 이렇게 있으려나.......' -긴토키
세상에는 인연이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여러 개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만남. 이별. 이것이 끊없이 계속되는 것.
그는 친구들을 만나고, 선생님과 이별했으며,
전쟁으로 또 다시 그녀를 잃고,
이곳에 와서 오토세와 해결사 식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그녀도 곁에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만큼
이따금씩 불안해져만 갔다.
언젠가는 떠날 거란 것을 알기에.
카구라는 아버지를 따라 에일리언 헌터가 되는게 꿈이라 했고,
신파치는 도장 재건. 그래. 어느 순간부터 잊게 되는 사실들이다.
갑자기 불현듯 떠오르면 왠지 모르게 측은해지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른 사건이 터지면 잊혀져갔다.
"긴쨩, 무슨 생각하냐, 해?" -카구라
"아무것도. 그 보다 저 녀석 또 저번처럼 몸에서 연기나고
아픈거 아니지?" -긴토키
"아니다, 해. 그냥 잔다, 해." -카구라
"그럼 다행이고." -긴토키
하지만 그녀는 남아있을 것이라 믿었다.
왜냐하면 잃어버리지 않도록 끝까지 쫓아갈테니까.
다시는 혼자두지 않을테니까. 긴토키는 그렇기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을때면 겉으로는 시큰둥해해도
속으로는 너무나도 불안해 할 뿐이었다.
그렇기에 또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배의 복도를 걷는 그다.
타츠마가 오늘 작업을 끝내고서 그제서야 이륙준비를 한다고 했다.
갈 때는 올 때 경로를 입력하면 되니
그녀가 일일히 말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자네들, 식사는 했는감? 저녁 먹어야지." -타츠마
그러고보니 밥 때가 지나
세 사람의 배에서 배꼽시계가 꼬르륵하고 울렸다.
긴토키는 잠시 생각하다가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는 그녀 몫을 따로 쟁반에 담았다.
"킨토키 어디가는건가?" -타츠마
"(-)한테. 그리고 긴토키다 이 자식아." -긴토키
카구라도 졸졸 따라가려했지만
눈앞에 남은 음식들을 보고는 식사를 마저 연장해서(?)하기로 했다.
그렇게 긴토키는 식사가 담긴 쟁반을 들고서
그녀의 방으로 갔다.
눈물은 더 이상 흐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