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긴토키?!"

우와아악!! 놀래라! 기습인거냐! 기습인겁니까, 요녀석아!
그렇게 잠시 멈춰서서 있던 그 때, 갑자기 뒤에 나타난 긴토키에
놀라서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 이런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긴토키는 아무런 표정도 아니었다.
저렇게 멍하니 풀려있는 그의 표정이 나는 제일 두렵다.
무슨 생각을 당최 알 수가 없다. 그런 그는 날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너야말로," -긴토키

그러더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다가 내 손에 들려있는
카무이가 선물로 준 우산을 가져가선 펼친 뒤 씌워주었다.
아, 눈이 내려서 몸에 닿으면 물이 되니까......

"이런 시간에, 뭘하고 있는겁니까 요녀석아." -긴토키

긴토키는 그 말과 동시에 조금은 표정이 가라앉았다.
나는 우물쭈물 거렸고, 긴토키는 내 손의 스카프를 보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며 걷기 시작했다.

"저, 긴토키....... 너 술은........"

"당연히 두 잔 밖에 안마셨지. 진짜 취했으면. 내가 가만히 있었겠냐?" -긴토키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긴토키를 팍 째려보았다.
속였구나! 어쩐지 주사도 없고 술냄새도 거의 안난다 했어!
나는 팔짱을 끼고서 그를 앞질러 걸었다.
그러자 그는 우산을 들고서 금새 쫓아왔다.

"근데 이 우산은 뭐야? 못 보던 건데." -긴토키

"아, 선물로 받은거야."

내 말에 긴토키의 눈이 조금은 예리해졌다. 왜지?

"......누구한테?" -긴토키

"그러니까 그게........."

내가 쭈뼛거리자 긴토키가 알고있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 야토 녀석이겠지. 그 스카프는. 타카스기?" -긴토키

알고 있으면서 괜히 떠보기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긴토키는 그러더니 나를 두어번 살피고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뭐. 맘같아선 이 우산, 두 동강 내고 싶지만
네가 눈에 젖는 걸 보고싶진 않으니까." -긴토키

나는 멋쩍게 웃고서 그와 마주 걸었다.
그렇게 어색한 침묵이 몇 분 더 흘렀다.
그런 침묵을 깬 건은, 나였다.

"아.........!"

"왜 그래?" -긴토키

"아무것도..... 어, 얼른 가자."

욱씬하고 온몸을 파고드는 고통. 발목이 삔 듯 했다.
아무래도 아까 싸움을 말리다가 그런 것 같다.
심하진 않다. 내일이면 나을 정도의 상처니까.
그래도 지금은 좀, 힘드네.

'또 말하면. 화내겠지.......'

다치고 왔다고 뭐라고 하겠지. 걱정해준다는 게 싫다는 건 아니다.
그로 인해 그가 불안해하는 것이 싫은 것이다.
언제나 그런 표정을 하고서. 혼낸다고 누가 겁먹겠냐고.
슬픈 표정을 애써 감추는 건. 나 뿐만이 아니야.
모두 그러고 있어. 히지카타. 소고. 카무이.
카구라. 신파치. 즈라. 신스케. 긴토키.
모두 그렇게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그러고 있다.

"(-)." -긴토키

그러니. 나도 그래보여야겠지. 지킨다는 건 그런 것이니까.
긴토키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나는 그저 웃어보였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거야?" -긴토키

"응? 그게 무슨....... "

긴토키는 그러더니 내 팔을 잡아당겼다.
아까 카무이에게 잡힌 곳이라 통증이 조금 느껴졌고,
동시에 체중이 쏠리자 발목이 욱신거려서 나는 작게 신음소리를 내버렸다.
가뜩이나 일렁이던 긴토키의 표정이. 확 날카로워졌다.

"이렇게 자꾸 속이는거. 재밌냐고.....!!" -긴토키

긴토키는 화를 냈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지마. 차라리 화를 내. 그런 슬픈 표정을,
그리고 불안함을 내비치지 마.

"미안..... 긴토키.........."

내가 고개를 푹 숙이자. 그는 손을 내게서 거두었다.
소리없이 눈이 내리던 지금, 왠지 모르게 눈이 쌓이는 소리마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우산에 조금 쌓인 눈이. 흘러내렸다.
아니. 어쩌면 소리없이 또다시 내가 울고있어서.
또다시 그래서 눈물이 떨어지는 소리였을지도.

확실한 것 한가지는. 눈은 계속해서 내린다는 것.

누군가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동시에, 하얀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