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안되겠어. 무리야.'
그녀는 사실 지금 그를 밀쳐내려했다.
그렇게 해서 다시금 혼자 그 짐을 짊어지고 어젯밤의 꿈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려했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그녀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그의 품 속을 찾는다.
웃는것도, 우는 것도 그의 품속에서 그러는게 몇 배는 편했으니까.
일그러진 목소리와 그 괴로운 나날들의 비명은 한 줌의 재가 되서 흩뿌렸으니까.
"...........긴토키."
울고싶지만 울 수 없다. 그 꿈이 마치 진짜같아서.
빼도박도 못하는 자기 신세같아서.
1%의 기대는 작은 것이지만 그 허무함을 알았을 때의 실망은 99%.
그의 품속이던, 전쟁터이던 간에 그녀가 어디에 있거나 장소가 바뀌어도
그녀 자신은 바뀔 수 없는 걸 알기에.
"넌 죽지마. 절대로."
그의 품에 안긴채 그의 옷깃을 꽉 쥐는 그녀의 손이 떨린다.
여기에 서있다. 그를 잡기 위해.
다시는 떨어지고 싶지 않으니까.
더 이상 소중한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나 끔찍한 일일테니까.
더 이상 무언가를 잃었다간 미쳐버릴 것 같아 너무나도 무서우니까.
이미 평화에 젖어버려서 이제 무언가를 잃으면 견디지 못할테니까.
"내가 죽긴 왜 죽냐." -긴토키
"그냥.......그러지 말라고......."
그렇게 노을은 점점 더 붉어져만갔다.
식당의 안쪽 방에서 둘을 부르는 소리에도
긴토키는 그녀가 만족할 때까지 안아줄 뿐이었다.
그 맞닿은 손이
너무나도 뜨거워서. 따뜻해서
노을과 함께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