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으며 곰방대를 한 모금 마시는 신스케를 긴토키가 금방이라도 죽일 듯이 검을 치켜들고서 노려보았다.
신스케는 긴토키의 손에 들린 검을 보고서
살짝 인상을 찌뿌렸다.

"그 검은.......그녀의 것이군.
설마, 네 녀석에게 빌려줬을 줄은." -신스케

긴토키가 뭐라고 대꾸하기도 전에
히지카타와 소고, 뒤늦게 합류한 곤도와
남은 신센구미 대원들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타카스기 신스케.
지금 이 자리에서, 네 놈을 체포한다." -히지카타

전원 무장한 경찰들이 검을 겨누고 있는 데도
별 감흥없는 표정으로 피식 웃으며 이쪽 배 갑판으로 넘어오는 그.
잠시 뒤. 그가 씨익 웃자 뒤쪽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이어이, 이제 어쩌실 겁니까, 오오구시군?
아니, 마요군이라 해줄까?" -긴토키

"시끄럽다, 네 놈. (-)나 잘 지켜." -히지카타

그녀가 불안해하는 것을 느낀 건지 옆에 있던 소고가 손을 잡아주었다.

"걱정마세요. 다시는... 다시는 누님을 잃지 않을테니까." -소고

소고의 말에 그녀는 그제서야 조금 안심이 되어 피식 웃어보였다.
어느새 뒤쪽에는 하루사메 단원들인 천인들이 우글우글했다.
그렇게 조금 술렁이는 그 순간에 신스케는 어디로 간건지 보이지 않았다.
긴토키는 한숨짓더니 그녀에게 검을 돌려주고
그녀에게 주었던 자신의 검과 동야호를 돌려받았다.

"어이, 야들아.
누님모시고 어디 피난 좀 해있어라." -긴토키

긴토키는 카구라와 신파치에게 말하고서
검에 묻어있던 검은 피를 툭툭 털었다.
카구라와 신파치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신파치와 카구라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서선 말했다.

"긴토키."

"왜. 또 싸우시려고?
어여 가라. 안 그러면 진짜 싸우게 한다." -긴토키

"그런거 아니거든."

그녀는 조금 짜증을 내다가 옅은 미소를 띠고서 말했다.

"고맙다고. 바보야."

그 말에 전부 피식 웃어버렸고, 천인들의 함성과 굉음 소리에
그 웃음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파묻혀갔다.
셋이 가고나자 검을 다시 쥐어잡는 소리가 철컥하며 여러번 났다.

'아아,' -긴토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아까 갑판위에 흩날리던
피들을 조금씩 감추기 시작했다.

'오늘 눈이 와서 다행인건가.' -긴토키

그 덕분에 에도에 불던
피바람이 조금씩, 하얀색에 파묻혀 잦아들어갔다.

그의 입가의 띤 미소.

저 하얀 눈과 납빛의 하늘은 이 전쟁의 결말을 알고있을까.

어쩌면.

네 대답이 어떻던 간에, 나는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