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맑은 날만 계속되고있다.
그것은 요시와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금은 따가운 빛에 눈을 살짝 찌뿌리며 잔뜩 짜증이난 표정으로
담배 한 개피를 입에 무는 흑발의 그.
그가 담배연기를 뱉어내자 그의 옆에 있던 소년은 저주를 해대었다.
평소 비번일에 입는 유카타를 입고서
치외법권인 요시와라에 발을 들인 두 사람.
"우선 이곳의 책임자를 만나야겠군." -히지카타
"치외법권이라 저희 권력은 안통하는 거 알죠?" -소고
히지카타는 조그맣게 욕지거리를 중얼거리며
야마자키의 감찰에 따른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히노와를 찾기 시작했다.
원래는 신파치에게 안내를 부탁할 예정이었지만,
혹시라도 위험이 생기면 안될 것 같아 대충 약도만 받아온 그였다.
"누님이 이곳에 있다는 보장은?" -소고
소고가 그에게 툭 던지듯 내뱉자 히지카타는 물고 있던 담배를
잠시 손으로 잡고선 입을 열었다.
".........아마도 90%." -히지카타
그의 꽤나 확신에 찬 대답에 소고는 아무 말없이
다시 시선을 정면에 두고서 걸었다.
히지카타는 하늘로 흩어지는 담배연기를 멍하니 보다가
이내 짧게 혀를 한 번 쯧하고 찼다.
'그래봤자, 희망사항이지만.' -히지카타
언제부터였을까. 무언가를 이렇게 간절하게 쫓았던 건.
분명 오래전부터였겠지만, 자각하기 시작한 때는,
그래, 아마 그 때쯤 부터였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자각하기 시작한 것은.
「....강한게, 실력있는게 꼭 좋은 것 만은 아냐.
강해서. 다른 사람들과 달라서
자기 혼자만 살아남는 비참함은....필요없어.」그걸 알려준 건, 너야. 그런데 어째서 지금은.
그렇게 지킨다는 명목을 내세운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너는 잘 알고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벌써 다 타들어가버린 담배를 발로 지져끄는 그다.
평소라면 경찰이니 뭐니 해서 줍기까지 했겠지만 계속되는 생각에
그는 그저 멍하니 걸을 뿐이었다.
그 찰나의 순간, 뒤쪽에서 꽤나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
"경찰이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면 쓰나.
그것도 신센구미의 부장자리에 계신 분이." -츠쿠요
남성이라 하기엔 꽤 높았다. 여성이지만 꽤나 싸늘한 말투.
소고는 히지카타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두어번 두드렸고
히지카타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안그런가? 신센구미 부장 히지카타 토시로." -츠쿠요
그가 떨어뜨린 담배꽁초를 들고선 한쪽 입꼬리를 살짝 올려
어찌보면 비꼬는 듯한 말투로 말하는 그녀.
히지카타는 그녀를 알고있었다.
전에 신파치에게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아마 요시와라의 자경단, 백화.
그리고 그 중에서도 단장 자리에 앉아있는 츠쿠요라는 자.
히지카타는 살짝 미간을 좁혔다.
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그걸 본 소고가 그녀에게 말했다.
"히지카타씨를 모욕하는 건 그만두시죠." -소고
소고는 그녀에게서 담배꽁초를 빼앗아
근처에 있던 작은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히지카타는 조금 의아한 듯 보았고,
그것은 츠쿠요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소고는 이내 꽤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