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잃고 빼앗기를
반복해오길 수십번.

이제는 또 다시 무엇을 잃고서
무엇을 빼앗을 것인가.

그 상실감에 미쳐버린
오늘도, 내가 베어버린 자들의
피가 온몸에 들러붙는다.

모든 것을 끝낸 뒤에 몰려오는 허무함과,
내일이면 다시 반복될 거라는 두려움이
교차하는 그 순간에 난 항상
아무렇지 않다는 듯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었다.

하지만 정작 정말로 허무한 것은,
애매모호한 그 경계선 위에 있는

나 자신-


납빛의 하늘. 그리고 흑영(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