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녀가 카무이의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싸늘하고 날카롭게 카무이의 손이 겨울의 공기를 가르더니
그대로 그녀의 머리를 한 손으로 잡고서 뒤의 벽으로 밀어붙였다.
금속으로 된 벽이 약간 찌그러져 들어갔다.
"끄아아아아악!!!"
그 소리를 들은 긴토키는
타이치를 공격하려다말고 전망대 위쪽을 보았다.
카무이에게 당하고서 잠시 쓰러져있던
카구라와 신파치도, 그리고 다른이들도 위쪽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자꾸 반항하면
힘조절이 안되서 죽여버릴지도 모른다?" -카무이
"크윽........이 토깽이가.......!"
카무이가 웃으며 말하자 긴토키는 타이치의 기습에 공격 막기에 급급했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쥔 카무이의 손가락 사이로
다시 고전중인 긴토키와 이쪽으로 오는 카구라가 보이자
목멘 소리로 소리를 짜내었다.
"뭐하는거야, 이 바보 긴토키가!!!"
그 말에 긴토키는 그녀가 다칠까봐
섣불리 타이치를 공격하지 못하다가 눈을 한 번 감았다 떴다.
"내가 이 정도로 죽는 거 봤어?!
알았으면 얼른 싸워!
내가 그 검을 준 의미는 그런 의미다!!"
긴토키는 그 말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타이치의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씨익 웃으며 나지막히 혼잣말로 읊조렸다.
"아아, 그 정도는......" -긴토키
다시금 맞부딫히는 두 개의 검은 칼날.
긴토키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서 잔뜩 기합을 넣었다.
"알고있다고!!!" -긴토키
그제서야 그녀는 조금 안심이 된 듯
카무이의 손에 들려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자신의 발을 보다가
애써 두 팔에 힘을 실어 그대로 자신의 머리를 쥔 카무이의 팔을
세게 양쪽에서 짓눌렀다.
"하하........네 녀석이 수갑을 채워놨더니........"
순간 카무이는 우득하는 소리에 웃고있던 눈매가 약간 움찔했고,
그녀를 내려놓았다.
어느새 카무이의 오른팔에선 피가 조금 새어나오고 있었고,
팔에는 멍이 들어있었다. 뼈에 금 정도만 간 듯 했다.
"손톱이 너무 길었거든.
하도 발버둥쳤더니 팔 힘하나는 끝내주게 늘었구만."
힘 빠진 얼굴로 씨익 웃으며 피 묻은 자신의 손톱을 보여주는 그녀.
카무이가 다시 공격하려 손날을 치켜들었고, 그녀는 움찔하며 눈을 감았다.
"카무이-!!" -카구라
눈을 감고 모든 것이 캄캄해지던 그 순간, 쾅하는 굉음이 귓가에 들렸고
다시 눈을 떴을 땐 눈으로 뒤덮힌
하얀세계와 그녀의 앞을 막아선 채 우산으로 카무이를 막고있는 카구라가 보였다.
"누님! 괜찮냐, 해?!" -카구라
"아니....죽겠다. 카구라는?"
"보면 모르냐, 해! 멀쩡하다, 해!" -카구라
사실 그리 멀쩡해보이진 않았다.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있고,
왼쪽 팔에선 붉은 액체가 조금씩 새어나왔다.
그녀는 그런 카구라를 보더니 눈을 질끈 감았다.
'참아야한다.'
그리고는 이를 악 물고서 발목의 통증을 참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선 빠른 속도로
카구라를 밀치고서 카구라의 우산을 뺏었다.
"누님?! 지금 뭐하는 거냐, 해......!" -카구라
그리고는 씨익 웃으며 카무이와 한 번 마주했다.
카무이는 눈을 조금 뜨고서 조금은 곤란한 듯 씨익 웃어보였고,
그녀는 그대로 우산 끝을 카무이의 복부에 찔러넣은 채
난간아래로 그를 밀었다. 그것도, 자신도 동시에 떨어졌다.
"너.....죽을 셈이야?" -카무이
"그럴리가. 아픈 몸을 부술 정도로
달려들지 않으면........"
그리고는 그대로 카무이를 우산을 쥔 채 갑판
바닥에 내리꽂아버렸다.
남자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