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볼일이냐, (-)." -히지카타

"저기....그게......."

자존심이 있긴 했지만 이대로 해결사를 놔둘 수도 없었다.
나는 겨우겨우 말을 꺼냈다.

"......너희 방에 세들면 안되려나?"

"하아?! 뭔 소리냐?" -히지카타

"그러니까.....아까 소고가 그랬는데 한 사람당 한 방이라며.
그러니까 너희 둘이랑 우리 쪽 남자
둘이 한 방쓰고
남은 방은 나랑 카구라한테 양보 좀 해주라."

"가능할 것 같냐!
소고랑 자다간 죽을지도 모른다고!" -히지카타

악을 쓰며 극구 거부하는 히지카타다.
나도 무리한 부탁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물러서고 싶지 않아.

"......처음으로."

생명의 근원이라 불리는 물에게 마저 버림받은 나였다.
내 몸에 흐르는 물에게만 허락된 몸이었다.

"처음으로 모두와 온 바다야."

그런 내가 이제는 혼자가 아닌, 다른 이들과 함께
바다라는 곳에 와있다.
이제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설령 도망치더라도,
빠지더라도 끌어올려줄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부탁해, 히지카타."

나도. 평범하게 모두와 웃고 싶으니까.

히지카타는 담배꽁초를 주워서는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다가
이내 대답했다.

"대신 소고 녀석이 못 오게 좀 막아." -히지카타

나는 씨익 웃으며 긴토키에게로 갔다.
긴토키는 쭈그리고 앉은 채
시무룩한 표정으로 있었다.

"긴토키. 방 하나 구했으니까 걱정말라고."

긴토키는 화색이 돌기 시작하더니 고개를 들고서 일어났다.

"지....진짜냐?" -긴토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긴토키 표정이 점점 밝아지더니
이내 긴토키나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

"사랑한다, (-) 야!"

그 말에, 나는 고맙다는 의미란 걸 알면서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잠시 뒤.긴토키도 자신도 모르게 그런 짓을 했다는 걸 알고
나에게서 떨어져선 헛기침을 했다.

"아...아무튼 짐부터 옮기자."

"어, 어. 그래, 그러자고." -긴토키

둘이 조금씩 풀려가는데다가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며
카구라는 재밌다는 듯 웃을 뿐이었다.

"웃지마, 카구라-!"

날씨가, 화창하다.

나는 히지카타에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