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호센이 했던 말, 기억나?"
"..........그 에로 영감은 왜." -카무이
일전에 히노와 씨로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었다.
그 말이, 왠지 모르게 나에게도 와닿았다.
나도 야토처럼 용병부족이었으니까.
"넌 나와 똑같다. 싸우는 방법 외엔 아무것도 모르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싸워서 강제로 빼앗아버리고,
마음에 들지 않 는 녀석들도 전부 싸워서 억지로 굴복시킨다.
사랑도, 증오도, 싸우는 방법으로 밖에는 표현 할 줄을 몰라."
내 말에 카무이의 표정이 일그러져갔다.
어릴 적 돌연변이인 나도. 그랬지.
그 누구도 믿지 않고 나 자신만을 믿고서 모든 걸 베어왔다.
그렇기에 네 아픔 정돈 이해할 수 있어.
"너도 때가 되면 알게 될거다.
늙어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봤을 때, 우리들의 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진정 원하는 것을 눈앞에 두고도,
그것을 안아줄 팔이 없어 손톱을 세울 수 밖에 없고...
잡아당기면 당길 수록 손톱은 깊숙히 파고든 다는 것을...
손을 뻗으면 뻗을 수록 멀어진다는 것을..."
어쩌면 그것은 동질감이었을까.
만약 타이치의 피에 카무이 같은 파괴본능의 피가 흐른다면
그것은 나 자신에게도 적잖이 존재하겠지.
돌연변이로 태어나 외로움을 두려워 해
더욱 다른 이를 내몰며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켜온다.
그렇기에 어느 순간 그것들을 잊게 되면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서
손에, 그리고 칼끝에는 붉고 뜨거운 피의 감촉,
살과 뼈, 근육을 도려내는 그 감각을 갈구한다.
"나도 너와 같아. 카무이."
그것이 「야토」와 「쿠로」인
두 용병부족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카무이를 꽈악 안아주었다.
"조금은 약해져도. 괜찮아."
조금 떨리는 손으로 나를 안아오는 카무이의 행동에,
나는 피식 웃으며 더 꽈악 안아주었다.
"미안.........." -카무이
"미안하면, 얼른 낫기나 해.
그 다음 실컷 놀아줄테니까."
카무이는 그제서야 나와 마찬가지로 피식 웃었다.
그 붉은 피로 물든 얼굴에 진짜 미소를-
나는 진정하고서 입을 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