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구라, 내 수면안대 못 봤어?"
"그런 거 못 봤다, 해." -카구라
펜션의 2층 방.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그녀의 물건이 없어진 듯 하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문 쪽으로 갔다.
"누님, 어디가냐 해?" -카구라
"1층에. 거기도 없으면
그냥 소고 꺼 뺏어쓰지 뭐."
"그런 녀석 걸 뭐하러 쓰냐, 해!
카구라가 손으로 안대를 해주겠다, 해!" -카구라
"아까 다시마초절임 먹던 손이 어느쪽손인지 알긴하니?"
그녀는 문을 열고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이어져있는 복도를 걸었다.
복도의 난간 아래로는 1층이 훤히 보인다.
그녀가 물어보려 난간쪽으로 고개를 내민 그 순간.
"
어이, 어디로 던지는거냐! 아군이라고?!" -히지카타
"
아군이고 뭐고 간에 죽어, 히지카타!!" -소고
"
해결사! 이 녀석이나 맞추라고!" -히지카타
"
좋았어 소이치로군. 그대로 머리 조준-" -긴토키
"
랄까 팀킬?! 팀킬이죠?! 팀킬인거죠?!
것보다 은근슬쩍 안경 이라고 했죠, 네?!무시하지 말라고 천연파마-!" -신파치
"
자 그럼 보여주지. 받아라, 긴상 불꽃 슛....." -긴토키
뭐하고있는거야 완전 시끄럽네.
"뭐가 이런게 소란스러운......크헙!"
무슨 물체하나가 날아와선 그녀의 얼굴을 명중시켰다.
푹신하고 하얀 배게. 그녀는 짜증 실린 얼굴로
그 배게를 들고서 난간 아래를 보았다.
긴토키가 배게를 들고선 굳어있었다.
다른 세명은 겨우 웃음을 참고 있었다.
아무래도 넷이 배게싸움 도중 긴토키가 실수로 그녀가 있는 쪽으로 던진 모양이었다.
셋은 긴토키의 죽음을 암시라도 하듯
그를 불쌍한 듯 바라보며 웃어댔다.
"저....그게....... 진정하시고.......
(-)? (-)양? (-) 님? 어이?" -긴토키
그녀는 그러더니 그 배게를 손에 쥐고서
난간을 잡고 그대로 1층으로 점프해 내려왔다.
그렇게 높은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한 번에 내려오니 긴토키는
잘못 걸렸다라는 생각에 뒷걸음질 쳤다.
"긴토키."
"네, 넷!!" -긴토키
밖에서 소리가 나자 카구라도 1층으로 내려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
그녀는 그러더니 손에 쥐고 있던 배게를 위로 치켜들었다.
"끼야악!" -긴토키
때릴거라고 생각했던
긴토키는 가드를 올렸다.
하지만 그녀는 그대로
그 배게를 원래 자리에 던졌을 뿐이었다.
".....어래?" -긴토키
"뭘, 실수로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선 활짝 웃는 그녀. 긴토키는 그 모습에
그대로 머리를 긁적이며 볼을 조금 붉혔다.
나머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놀란 듯 했다.
히지카타는 저 녀석 오늘 뭐 잘못먹었냐고
하며 담배하나를 입에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싸늘하게 변해선
허리춤에 아직까지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담배를 반으로 잘라버렸다.
"방 안에서 피지마."
".........평소랑 똑같네요, 뭐.
누님, 거기서 손목을 30도만 비틀면 목을 자를 수 있었을텐데말이죠." -소고
히지카타가 굳어버리자 소고가 옆에서 비꼬았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고서
옆에 있던 배게 하나를 들었다.
"나도 할래."
"뭐? 그렇지만 너 오늘 피곤하다며." -긴토키
맞는 말이었다. 하루종일 물에 둘러싸인
바닷가에 앉아있다보니
그 습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굳이 하겠다는 걸 보면
처음으로 맞는 휴가에 신이 난 것 같다.
"근데 팀전이야 아니면 개인전이야?"
"아, 그건 말이죠 개인........" -소고
히지카타가 개인전이라고 말하려는 소고의 입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개인전으로 했다가는 소고와 (-)에게
다굴당할게 뻔했기 때문인 듯 했다.
오늘 그녀가 평소보다 왠지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해도 맞긴 맞을 것 같았다.
"팀전이야?"
그녀가 묻자 히지카타가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는 소고를 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러자 씨익 웃었다.
"저 녀석 진짜 오늘 뭘 잘못먹었나." -히지카타
"형씨, 무슨 짓이라도 하셨어요?" -소고
"긴상, 언제 화해한거래요?" -신파치
"긴쨩, 얼굴이 빨갛다, 해." -카구라
"시끄러워. 원래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잖냐." -긴토키
"누가 부부야?!"
아까까지만 해도 툭툭 튕기며 퉁명스럽게
짜증부리던 사람이 한순간에 변하는 걸 보고
모두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신나선 웃으며 말했다.
아까의 살기는 사라져버린지 오래였다.
더 이상 아까의 조금 침울해보이던 그녀의 모습은
희미해진지 오래였다.
"하여간.......내친김에
타츠마 그 바보 자식도 끼워서 혼내줄까?" -긴토키
"긴토키, 점프에 대한 복수인거냐?"
"시끄러, 임마." -긴토키
긴토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표정만은 웃고 있었다.
이제서야 돌아왔다. 제자리로.
언제나 싸울 때마다 긴토키는 생각했다.
백야차인 자신은 죽지 않는다고.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돌아갈 장소에서 반겨주는 그녀가 언제나 있었으니까.
"아아........" -긴토키
그는 너무나도 따뜻하고 포근했던
그 날의 품을 떠올리며 피식웃었다.
"그럴지도." -긴토키
지치고, 다치고서 돌아와서 그녀의 품에 안겨
잘 다녀왔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는 다시 싸울 다짐을, 지킬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지금 그 장소가, 돌아갈 장소이자 소중했던 사람들이.
지금.
서로의 옆에 있다.
[여름 날의 하늘. 그리고 바다]
[Fin]
Behind Story : 달빛이 어른거리는 바다
끝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