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까지 된거야!" -긴토키

긴토키가 그녀의 검을 향해 내려치는
충격으로 인해 바람이 조금 일었다.
진심이었다. 긴토키의 공격은.
그녀는 무표정이었다. 누구보다 감정을 죽이는데 자신이 있는 그녀다.
그런데. 왜 아직도 슬퍼보일까.

"넌 이러지 않았어!" -긴토키

"아니. 난 원래 이랬어. 원래 혼자였으니까."

그 말한마디가 끝나고, 둘 사이에선 다시 칼부림이 오가기 시작했다.
카구라는 충격으로 기절해버렸고,
신파치는 둘의 진짜 싸움을 보고서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

"잠시나마......
너희들과 함께 있느라 그걸 잊고 있었어."

그녀는 손에서 검을 살짝 놓았다. 그러자 검을 맞대던
긴토키의 균형이 무너져서 그녀는 뒤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서 다시 땅에 떨어진 긴 검은색 유카타를
어깨에 두르고서 삿갓을 동여맸다.

"난 너처럼 강하지 못해. 긴토키.
그러니 평화속에 있다가 다시 다른 것들을 잃으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할거야."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사다리를 타고서
다시 요시와라 아래로 내려갔다.

"기다려, (-)! (-)!" -긴토키

긴토키가 그녀를 불렀을 때,
그녀는 저 아래의 수많은 불빛들 속에 파묻혀버린 뒤였다.
긴토키는 그런 어지러운 요시와라의 불빛들을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대체......대체 그 때부터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긴토키

요시와라의 달빛 안에 숨어든 하나의 그림자.
지금 이 순간, 그 그림자마저 서서히 희미해져갔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구름 뒤에 숨어있던
달이 고개를 내민다.

긴토키의 눈에는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