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윽.........!" -긴토키

그러다가 긴토키가 짧게 신음하며 피를 조금 토해내자
그제서야 눈이 떠졌다.
그리고 잠시 뒤. 긴토키가 그녀를 보고서 이쪽으로 잠시
몸을 튼 그 순간, 그의 위로 드리우는
검은색의 칼날이 달빛에 한 순간 번쩍였다.

"한 눈 팔지 말라고 했었을 텐데." -타이치

"이런 젠..........!" -긴토키

타이치는 그대로 긴토키가 등을 돌리자 마자 크게 그를 베었다.
괴물같았던 긴토키의 표정이 일순간에 놀란 표정으로 바뀌었고,
그의 등 뒤로 검붉은 피가 뿜어져나왔다.
그 피가 갑판위에 흩뿌렸고, 그는 그대로 그 피 위에 쓰러졌다.

"긴토키-!!!!!"

그리고 그가 그 피위로 쓰러져 피가 철퍽하고 튀려는 그 순간.
그 찰나의 순간에 타이치에게 달려와선 그녀는 검을 내리쳤다.

"으아아아아아!!"

눈가에 찔끔 맺힌 눈물과 으득하고 가는 이의
잇몸 사이로
조금 새어나오는 검은 피. 오죽했으면 피까지 나올까.
그런 그녀를, 자신에게 검을 내리치고있는
그녀를 보며 타이치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살아있었군. 돌연변이 꼬마. 이젠 꼬마도 아닌 것 같군." -타이치

"닥쳐!!! 죽여버리겠어, 타이치!!"

그 꿈이 불길했는데. 전부 맞아떨어질 까봐 불안했었는데.
이것은 꿈이 아니다. 예전에 타카스기가 그녀에게 말한 것처럼,
잔혹한 '현실'일 뿐이다.
이 그믐달도. 자신의 뒤쪽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긴토키도.
저쪽에서 카무이와 싸우고 있는 다른 애들도.
그리고, 지금 자신의 공격을 막은채 섬뜩하게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그도.

전부, 현실이다.

"그렇게나 저녀석들이, 이 남자가 소중한가?
네 피의 본능을 억누를 정도로?" -타이치

"적어도 당신보다는!"

타이치는 그대로 그녀의 검을 튕겨냄과 동시에 그녀를 밀어 던져버렸다.
그녀는 손에서 떨어진 검을 빠르게 쥐고서
바닥에 착지한 뒤
그 반동으로 땅을 박찼다. 그리고 다시금 그에게 달려든다.

"이래서 문제라는거다. 감정이라는 것은." -타이치

그녀는 이를 으득 갈며 다시 검을 휘둘렀다.
타이치는 무덤덤하게 그 검을 받아치며 말했다.

"이렇게 짐이 많아서야. 제대로 싸울 수나 있겠나." -타이치

"큭.........!"

그 말에 그대로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서 검은색의 검을 위로 치켜들었다.

"시끄러워!!"

타이치는그녀가 내리치는 검을 검집으로 막은 뒤 그대로
튕겨내고서 그대로 그녀의 배를 걷어차 뒤로 넘어뜨렸다.

"커흑............"

그리고선 그대로 그녀의 다친 왼쪽 옆구리에 자신의 검을 찔러넣었다.
다시금 그 부위에서 검은 피가 뿜어져나와 튀었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한 손은 바로 옆에 떨어진 검을 향해 뻗었다.

"끄아아아악!!"

"넌 약하다.
그 짐을 전부 들고갈 정도로 강하지 못해.
그러니 스스로 내려놓고 강해져라.
정 그렇지 못하겠다면........" -타이치

그는 눈으로 흘깃하고 그녀의 친구들을 가리켰다.
긴토키는 아직 숨은 붙어있는 듯 했다.
하지만 이대로 놔두다간 타이치가 그대로 죽여버리겠지.
카구라도, 오타에도, 신파치도. 그건 더욱 싫었다.

"크윽........."

"쓸데없는 감정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분노와
누군가와 싸울 때의 희열 뿐이야." -타이치

그 말에 순간 울컥했다. 입으로 피를 토할정도로 속이 매스꺼웠다.
그 말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그녀는 그렇게 얘기하는 그가 미웠다.
증오했다. 죽이고 싶었다.
더 이상 누군가를 죽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이 녀석만은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누님!! 긴쨩!!" -카구라

저 멀리서 다른 친구들이 부상을 입은채
그녀와 쓰러져있는 긴토키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에 그녀는 그제서야 눈이 떠졌다.
선생님이 말씀하셨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따금씩 냉정해져야 한다고.

"더 이상 날 재밌게 해줄 여유는 없는 것 같군." -타이치

타이치는 그녀의 배에 꽂아넣고 있던 검을 쑤욱 뽑아선 다시 치켜들었다.
그 순간과 동시에, 그녀는 왼쪽에 떨어져있던 자신의 검을 쥐었다.

"죽어라." -타이치

그리고 빠르게 그 검이 내려오려던 그 때,
그녀는 그대로 한 손으로 검을 꽈악 쥐고서
그대로 그를 향해휘둘렀다.

긴토키를 도와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