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그 야토자식이 말한
은발의 사무라이가 네 녀석인 것 같군." -타이치
그가 야토라고 하자 카구라가 우산을 마구 휘둘러대며 버럭 소리쳤다.
"야토? 카무이냐 해?!" -카구라
보아하니 그자도 우주해적인 듯 하다.
무엇보다 배에 붙은 하루사메의 표식.
하루사메에 있었던 걸까. 그녀의 원수는
"호오. 그럼 그녀석이 말한 동생이란 녀석이 너 겠군." -타이치
"그 자식 지금 어딨냐, 해!!" -카구라
카구라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는 타이치.
그는 그저 긴토키를 주시할 뿐이었다.
긴토키에게 새어나오는 야차의 기운.
그 기운 때문에 그는 또 다시 쿠로족의 검은피가 끓었다.
".....한 가지만 묻지." -긴토키
긴토키는 그러더니 평소와는 전혀 다른 싸늘한 표정으로
은발을 휘날리며 붉은 눈동자로 그를 째려보았다.
"(-)....네 녀석이 그런거냐?" -긴토키
긴토키의 입에서 나온 그녀의 이름에 타이치는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뭔가를 떠올린 듯 했다.
그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오히려 웃는 것보다 그 무표정이, 섬뜩했다.
"그 돌연변이 꼬마. 아직까지 살아있었나." -타이치
그 말한마디에 긴토키는 목검을 빼들고서
이를 한 번 으득하고 갈고는 그대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타이치는 허리춤에 있던 그녀의 것과 비슷한
검은색 칼날의 검을 뽑아들어 그대로 긴토키의 목도를 받아쳤다.
"아무래도, 여기 있는 것 같군.
재미있겠어. 어이, 그 돌연변이는 어딨나." -타이치
"닥쳐." -긴토키
긴토키는 섬뜩하고 짧게 그 말을 끊고서 옆에 있던 다른 천인의
진검을 빠르게 빼앗아들고는 검을 뽑아들었다.
검집과 칼날의 마찰음이 살갗을 파고든다고 착각할 정도로
그는 정말, 실로 야차였다.
끼긱거리는 두 사람의 검의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그 따위로 지껄이지마.
그 녀석은.....(-)는 돌연변이 따위가 아냐." -긴토키
"아무래도 넌 그 녀석의 짐 중 하나인 듯 하군.
바보같은 녀석. 쓸데없는 감정에 휘둘려 자신의
검은 피의 본능은 잊어버린지 오래라 이건가." -타이치
그의 그 말에 긴토키는 다시 두 손으로 검을 바로잡아 바로 달려들 태세를 취했다.
그러자 타이치는 재미있다는 듯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한 가지 알려주도록 하지." -타이치
그는 식당의 갑판아래를 가리키며 긴토키에게 말했다.
어느새 천인들과 싸우고 있는 신파치, 카구라. 오타에는 갑판 아래로 내려가 그녀에게 간 듯 했다.
그 와중에도 둘만의 대화가 오갈 뿐이었다.
"이 아래에서 몰래 땡땡이치고 도망가선 식사 중인
빌어먹을 야토 제독 하나가 있어서 데리고 온 것 뿐이었는데....
조금은 재미있어 질 것 같군." -타이치
긴토키는 순간 흠칫했다.
그녀의 말로는 카무이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는 건 즉, 그녀도 카무이의 사냥감이 되었다는 것.
필시 타이치가 말한 야토 제독은 카무이일 것이다.
위험했다. 그래서 아까 갑판 아랫쪽에서 무슨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건가.
제길-. 그는 이렇게 생각하며 다시 검을 쥐었다.
"그 돌연변이 녀석과 재미보기 전에
너랑 먼저 재미를 보고 싶군." -긴토키
아무래도 그렇게
여유로운 상황이 아닌 것 같았으니까.
"전력을 다해 덤벼라.
그렇지 않으면....죽을거다. 너." -타이치
잠시 뒤, 타이치의 말이 끝나자마자
갑판 위에 또 다시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마찰음이 울려퍼졌다.
'괜찮으려나.........' -긴토키
길게 생각할 여유따위는 없었다.
복수라는 이름의 사슬이 다시금 그녀를 조여오려 한다.
그녀는 아마 타이치를 본다면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겠지.
그러면 또다시 자신의 몸이 상하는 것은 신경쓰지 않고
마구 날뛸것이 분명했다.
아래에는 카무이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불안한건-
혹시라도 이들과 한패인 타카스기 신스케의 귀병대.
그가 이쪽으로 오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동시의 조우에 그녀가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타이치와 싸우면서도 하염없이 불안해져만 갔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밤하늘은 더욱 짙어져만 갔다.
긴토키는 왠지 모르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