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피곤하다."
그 날 저녁.
순찰을 다 돌고 온 뒤
다들 둔영으로 하나둘씩 돌아왔다.
"카구라~"
"누님-! 보고싶었다, 해!" -카구라
카구라가 달려와선 나를 와락 안았다.
그러자 신파치가 정신이 반쯤 나간상태로 터덜터덜 걸어왔다.
아무래도 히지카타랑 카구라가 싸우는데 그 사이에 껴서 힘들었던 모양이다.
미안, 신파치.
"저 마요자식이 나보고 자꾸 차이나라고 부른다, 해." -카구라
"그럼 뭐라고 부르냐, 차이나." -히지카타
그렇게 다른 대원들도 도착하기 시작하자,
다들 각자 자기 방으로 돌아가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식사하기로 했다.
"남자들 먼저 씻어.
카구라랑 난 그 다음에 씻을게."
그렇게 카구라와 내가 가자 다들 모여서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뭔 얘길 하는거야? 나는 카구라에게 먼저 가보라고 한 뒤
벽 뒤에서 그들을 주시 했다.
"긴상. (-) 누나한텐 말했어요?" -신파치
"그럴리가. 말했다간 또 무모하게 굴 것 같아서 말안했지." -긴토키
아까 차에서 소고가 말한 이야기를 히지카타가
신파치에게도 말했다고 했다.
카구라는 자서 못 들었다고 했다.
나 잘 때 했나? 그나저나, 또 숨겼단 말이지? 흐음.....
"그럼 앞으로 조사는 어떻게........" -신파치
그러던 그 순간, 난데없이 검 한자루가 날아와선
그들이 모여있는 가운데에 정확히 꽂혔다.
모두 굳어버린 그 때 내가 입을 열었다.
"어이쿠야, 손이 미끄러졌네?"
검은색의 칼날. 날아온 방향 쪽을 모두가 일제히 보았다.
나는 웃으며 그쪽으로 다가갔다.
"이게 어딜봐서 미끄러진거냐!!
어이, 너 일부러 내 쪽으로 더 가까이 던졌지?!" -히지카타
"히지카타, 니 착각이겠지."
"절대 아니거든!!
것보다, 갑자기 뭐야?!" -히지카타
뭐냐고 묻지 전에 니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지?
나는 이쪽으로와선 검을 쑤욱 뽑아 다시 검집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히지카타가 또 검에 맞을 뻔했다.
"잠깐 산책이라도 할까 싶어 나왔다가
기분나쁘게 쑥덕거리길래."
잠시 뒤, 나는 살기어린 웃음으로 말했다.
"그래서. 뭔 얘기 중이셨어요?"
모두가 얼어선 가만히 있던 그 때,
신파치가 그 압박에 참지 못하고 줄줄이 얘기해버렸다.
아하. 그랬구나. 또 나혼자 몰랐던 거구나.....
"흐음~ 그렇게 됬다 이거지?"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긴토키와 소고를 째려보았다.
꽤나 실망했다. 사실은 너무 많이 실망했다.
나를 약한 취급하는 걸까.
"긴토키."
"어...어?" -긴토키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워?"
"아니 그게 아니라......." -긴토키
긴토키도 그런 의도로 한 말은 아니었다는 것은 않다.
그저 또 다시 모든 걸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은 것 뿐이겠지.
언제나 가장 열심히 행동했지만 그에 따른 보상도,
그 무엇도 이 때까지받지 못했던 나라서 또 다시
그런 상황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거겠지.
나는 내 나름대로 만족했는데. 긴토키 딴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에휴. 됐다, 됐어.
알았으니까 됐지. 그럼 난 간다."
"자....잠깐 (-)..........!" -긴토키
긴토키는 내 어깨를 붙잡았다. 약간 파르르하고 떨리는 어깨.
긴토키는 그렇게 있다가 내가 작게 읊조리는 말을 듣고서
그대로 내가 가버리고 그 자리에 홀로 멈춰서있었다.
"어이, 저 녀석이 뭐라그랬는데?" -히지카틴
"......몰라도 돼. 씻기나 하자." -긴토키
내가 긴토키에게만 작게 들리도록 읊조린 말.
「너에겐 그저 모든게 장난이지....?」 그 말이 그의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이따금씩 내가 했던 말들 중 하나다.
가끔씩 전쟁 때 그가 혼자서 멋대로 알리지 않고 나가 싸워서 돌아올 때면,
나는 울먹이며 그렇게 말했었다.
'장난한 적.....그런 적 없다고......' -긴토키
".....내일은 형씨랑 안경이랑 순찰 당번바꿔드릴게요.
누님은 저랑 안경이랑 갈게요." -소고
"아무래도 그래야겠군." -히지카타
예전에도 싸운 적은 많았다. 하지만 이건 좀 달랐다.
싸운 것도,
싸우지 않은 것도 아닌...그런 기분.
그저 솔직하지 못한 자신에게 화낼 뿐이었다.
하늘은 그런 마음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보름달을 띠워놓고서 모든걸 관망할 뿐이었다.
.......긴토키 바보.
긴토키는 안심하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