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참..... 거기서 뭐하고 있었던 거야 즈라!
들키면 어쩌려고 이 바보가!"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무슨 일인가, (-)." -카츠라

"제발 딱딱한 말투는 집어치워달라고.
무슨 일이냐고 알면서 묻지 마."

그녀는 쯧쯧 거리며 혀를 차다가 어깨에 매고 있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포장된 초콜릿 2개를 꺼냈다.

"해피 발렌타인, 즈라. 오리 씨도 받아."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카츠라
[오리가 아니라 엘리자베스다!] -엘리자베스

"뭐 암튼."

또 다시 웃으며 건네는 그녀다.
카츠라는 그 웃음을 보며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피식 웃으며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녀는 이내 다시는 무모한 짓 하지말라고 주의를 주고는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카츠라는 그녀가 준 것을 멍하니 보았다.

"애써 살아가고 있군. 전부 다." -카츠라

귀신이라 불리던 타카스기 신스케.
광란의 귀공자라 불리던 자신.
백야차라 불리던 사카타 긴토키.
흑영이라 불리던 (-).
카츠라는 안다. 그들 모두가 한때는 같은 길을 걸었지만
지금은 나란히 할 수 없으며, 그들 모두가 자신의 모습을 숨긴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지금 그녀가 소중한 이들과 길을 나란히 하는 것에 감사하며
초콜릿을 하나 입에 오독하고 물었다.

"달군........." -카츠라

어느덧 하늘이 주홍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