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생이다. 잘 대해주고, 소개는 알아서 해라.
난 바쁜 일이 있어서 이만." -긴파치

"선생님이 바쁠리가 없을텐데." -신파치

"시끄러워. 넌 앉고 싶은 데에 앉아라.
정 뭣하면 저 자식 걷어차고 자리 뺏어도 되고." -긴파치

"잘못된 가르침은 흘려들어라, 해." -카구라

"하하.........."

정말 말도 안되게 전학생을 교실에 데려다준 뒤
바로 나가버리는 (무책임한) 긴파치 선생.
긴파치는 그렇게 교실을 나서고서는 교무실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쳇하고 혀를 차며 주머니에서
꺼내는 것은 담배 한 갑.
그리고는 곧장 옥상 위로 향하는 그다.

'왜........' -긴파치

그렇게 옥상 문을 열고 나가서는 벽에 기대어 서서
입에 담배 한 개피를 물고선 라이터를 찰칵였다.
그렇게 한 모금 들이키고서 연기를 뱉어내는 그의 옆 모습이,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서 한숨짓는 긴파치.

"왜 또 이렇게 어긋나버리는거냐고.....젠장......" -긴파치

만들어진 존재. 기억을 잃고서 새로 빚어진 피조물.
그리고 저 얇은 막과도 같은 것에 싸인 채
너는 나를 보며 웃는다.
수도 없이 웃으며 하던 말은 진짜 너의 진심이 아닌, 그저
만들어낸 피조물이자 대역.
그럴 때마다 너의 그런 표정을 보는건.......내가 너무 괴로우니까.
어쩌면 그래서 너를 대역, 그저 대체할 것으로 여긴 걸지도 모른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하지만, 안돼.
이대로 너를 다시 잃을 수 없다.
그렇게 허무하게 잃은 너를 다시 잃지 않을것이다.
너를 지키려면 내가 거짓말을 해야만한다.
더 이상 되돌릴 순 없다.
그리고 모든 진실을 본 널 보았을 때, 그런 널 마주할 자신도 없다.

「그 때는 반드시 만나러 갈테니까-」

"이렇게 늦게 나타나서는..... 긴상을 범죄자로 만들
생각인거냐, 요녀석아......" -긴파치

긴파치는 거의 타들어간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선
신경질적으로 발로 비벼 꺼뜨렸다.
그리고는 손목시계를 보며 가야할 시간이라는 걸 깨닫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언제부터였더라.' -긴파치

아아, 그래. 그 때 부터였지.
전생이라는 둥 그딴 미신도 믿지 않던 내가, 그 당사자가 된게.
벚꽃놀이 갔을 때, 노을이 지면서 벚꽃이 흩날린 적이 있었다.
그 때 누군가가 없는 것만 같은 기분과 함께 이유모를 눈물이 났고,
마치 눈 앞에 검은 연기가 일렁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래. 그것은 너의 색. 그리고 노을이 진 뒤 찾아오는
밤조차도 이제는 너의 색.

'다른 녀석들은 알고, 있을까.' -긴파치

그녀를 계속해서 기다려왔다.
혹시라도 날 기억해낸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다시 그 모든 것을 떠올린다면, 그 슬프고도 잊고 싶어
몸부림치던 기억들을 되찾는다면.
오히려 지금의 너를 괴롭게 할지도 몰라.
그래서 그녀가 날 찾기 전에 나는 이름마저 개명해버렸다.

네가 아는 해결사 '사카타 긴토키' 가 아닌,
3학년 Z반 담임 '사카타 긴파치' 로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네가 내게. 아니, 우리에게 준 마지막 선물에 걸맞게.


나는 이제 너에게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선물해줄 것이다.
기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