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막혀버렸나........"

히지카타도 그녀도 한숨을 내쉬었다.
히지카타는 가만히 있다가 아까보다 줄어든 밖의 소리에
그제서야 그녀에게 물었다.

"현재 밖은 어떻길래?" -히지카타

"잔당처리. 소고한테 병원 안 사람들 구한다음,
나가서 해결사들이랑 잔당들이나 막으라고 했지."

"애초에 도움받을 생각따윈 없었군, 너." -히지카타

"사돈 남 말 하기는."

그녀의 말에 히지카타는 입을 다물었다.
히지카타는 그녀를 부축하고서 다른 길을 찾았다.
한 층 정도 더 내려가면 출구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젠, 어디로 가야하는거지?
고민하는 그의 귓가에 다시금 울려퍼지는 건, 피식거리는 웃음소리.

"이런 상황에서 왜 웃는거야, 아까부터." -히지카타

"화낸다고 해서 해결될 것도 아니니까.
소중한 누구씨의 생일인데, 화내면 서러워할 거 아냐."

"누...누가 서럽다는거냐, 누가!" -히지카타

그렇게 반대쪽 계단으로 향하던 도중 둘은 잠시 멈추었다.
그녀도 히지카타도 위태위태한 벽에 기대어 쉬었고,
그녀는 제복 코트에서 작은 무선 이어폰처럼 생긴
무전기를 꺼내 귀에 꽂고선 말을 중얼거렸다.

"소고, 그쪽은? 아아, 그런가.
나? 지금 히지카타랑 있어. 슬슬 4층 오른쪽 계단쪽으로
갈 테니까.......
"

소고랑 무전 하는 걸까.
이따금씩 긴토키의 큰 목소리가 무전에 섞여드는 걸 보니
바깥의 잔당들은 정리가 다 된 모양이었다.
그녀는 귀에서 무전기를 빼고서 다시 일어났다.

"괜찮은거냐?" -히지카타

"이래뵈도 괴물이라 불렸다고? 너 보단 맷집하난 좋습니다-"

"하여간......" -히지카타

"아니지. 내가 더 강하지. 응, 그래."

"혼자서 궁시렁거리지 말고 출발이나 해.!" -히지카타

히지카타는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도 이렇게 소리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그녀이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녀의 말대로 4층 복도 오른쪽 끝으로 향했다.

"읏......?!"

그 순간, 약해져있던 건물이 조금씩 진동하기 시작했다.
불길이 가라앉았지만, 상당히 약해진 모양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여길 무덤 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히지카타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는 등에 업으려하자 히지카타가 놀라며 말했다.

"뭐...뭐하는.....!" -히지카타

"지금이 자존심 세울때야?! 최고속도로 달릴거니까
꽉 잡기나 해!!"

그녀는 히지카타의 팔을 잡아끌고서 그대로 복도의 끝을 향해 달렸다.
빠른 속도에 눈을 뜨지 못하다가 서서히 속도가 줄어들자
히지카타는 눈을 떴고, 이내 천장에서 떨어지는 모래를 보고선
그녀의 허리춤의 검을 뽑았다.

"히지카타?!"

"(-), 위다!" -히지카타

그리고는 그녀에게서 떨어진 뒤 검을 두 손으로 들고
무너지는 파편하나를 쳐내었다.
그녀는 검집으로 그 무게를 버틴 뒤 곧바로 그에게 향했다.

"젠장....!! 히지카타, 엎드려!"

"컥!" -히지카타

그녀가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려갔지만, 히지카타의 상처에
튄 파편이 맞았고 이내 굉음과 함께 위의 천장이 무너져내렸다.
바닥도 금이 갔고, 그 돌무더기 속에 갇혀버린 둘의
기침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근처까지 다다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