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이다! 저기저기, 우리 저거 하자!"

"헤에~ 뭐 갖고 싶은 상품이라도?" -카무이

"들켰나? 사실 저기 있는 저 토끼인형 마음에 들거든."

"그럼 이야기 끝났군." -신스케

그 말과 동시에 카무이와 신스케는 총을 들었다.
나도 총을 하나 들었고, 아저씨의 시작이라는 소리가 들리자 마자
탕하는 소리가 여러번 들렸다.
그리고 고작 한 발 쏜 나는 둘을 보며 멍하니 있다가 소리쳤다.

"야-!!"

토끼인형을 묵사발로 만들면 어쩌자는건데?!
나는 한숨을 내쉬었고 둘은 무승부라 짜증난건지
서로를 째려보다가 쳇하고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됐다, 됐어..... 그냥 불꽃놀이 구경하러 미리 가는게 낫겠....."

그렇게 등을 돌린 그 순간, 이번에는 뒤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아까의 시끌벅적함과는
또 달라서 우리들은 뒤를 돌아보았고 우리 셋 다 똑같이
굳은 표정을 지었다.

"엉? 뭐야?! 왜 저 자식까지 여기있는거야?!" -긴토키

"타카스기 신스케!!" -히지카타

"누님! 지금 갑니다!" -소고

"으아아....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기가....." -신파치

여기까지 쫓아온거냐?! 그런거냐?!
카무이는 주먹을 쥐었고 신스케는 검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둘을 막았다.
여기서 칼부림하면 큰일난다고 이 바보들아!

"누님! 카구라가 구하러왔다, 해!" -카구라

이런 식으로 구해주다니 카구라야 뒷통수를 제대로 후려쳤구나.

"쯧.... 바보 녀석과 막부의 개....." -신스케

"안 그래도 저 사무라이 형씨하고는 싸워보고 싶었으니까 뭐." -카무이

"소란은 안돼! 그랬다간 내 손에 다 뒤질 줄 알아!"

점점 이쪽으로 온다. 가까워져온다.
여기서 신스케나 카무이가 잡히는 것도, 그렇다고
큰 소란을 일으키는 것도 원치 않는다.
.....이미 이것만으로도 큰 소란이기는 하다만.

"이래도 안된다, 저래도 안된다니. 할 수 없지." -카무이

카무이는 그러더니 내 손을 낚아채어 잡고서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신스케도 쫓아왔고, 카무이는 신스케에게 말했다.

"넌 미끼나 해." -카무이

"둘만 놔둘까보냐. 거기 서지 못....." -신스케

그 순간 언제 온 건지 히지카타가 인파 속에서 튀어나와
그대로 신스케에게 검을 휘둘렀다.
경찰이 민간인들 잔뜩 있는 곳에서 그래도 되냐?!

"신스.....! 읏! 이거 놔, 카무이!"

"싫어. 저 녀석이 저런 녀석들에게 당할리 없다는 건
너도 잘 알고있잖아?" -카무이

"그래도.....!"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어떻게든 데이트를 망치지 않으려던
네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되는거라구? 그런건 싫어~" -카무이

확실히 그건 그렇지만......
나는 고개를 돌려 뒤를 흘끔 보았다.
어라? 왜 더 이상 쫓아오지 않지? 히지카타는 그렇다쳐도
다른 사람들도 있을 텐데?

'잠깐..... 저건.......'

나는 카무이를 올려다보았고, 카무이는 씨익 웃어보였다.

"자, 뒤는 맡기고 불꽃놀이나 보러갈까나." -카무이

"아부토는 대체 언제 부른거야?!"

아부토가 그곳에 있었다.
하긴 아부토라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겠지.
신스케나 카무이 보다 덜 과격하기도 하고.
역시 나이는 폼으로 먹는게 아니라 이건가.

"카무이 천천히 가! 사람들도 많아서....!"

사람들 소리 때문에 들리질 않는 모양이다.
우리 속도는 일반인들에 비해 빠르다고 이 자식아!
우리 때문에 사람들이 이리저리 치이고 있단 말이다!

"꺅....!" -여자1

"죄송합니다....!"

치일 때마다 사과하니 귀찮고 미안해서 죽겠다.
카무이는 내 손을 꽉 잡은 채 계속 끌고가더니 인파속으로 들어갔다.

"윽....."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자 더욱 비좁고 이리저리 치인다.
툭하고 누군가가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나는 카무이의 손을 놓쳤고,
카무이는 내가 따라오고있다고 생각한건지 여전히 앞을 향했다.

'어서 따라가야......'

하지만 이 옷, 굉장히 어색해.
아니나 다를까 평소처럼 파고들려다가 어떤 남자와 부딫혀버렸다.

"우악!" -남자1

그 순간 그가 들고있던 물통이 그대로 떨어지면서
안에 있던 물은 그대로 내 위로 떨어져버렸고,

"아......."

나는 그대로 멈췄다.

"아...아가씨, 괜찮아요?" -남자1

물이다. 평소라면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겠지만
아직 어제 전투의 피로, 오늘 일로 인한 피로가.....

"괜찮......습니...다."

사실은 전혀 안 괜찮습니다.
어떻게든 여기서 벗어나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옮기려하지만 힘이 풀린 탓에 다리가 꼬여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아가씨? 이봐요!" -남자1

안돼. 졸려. 지금 잠들면 전부 물거품이 된다는 것도,
주려던 선물도 주지 못한다는 것도 알지만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에 그저 주먹을 힘없이 쥐었다.

"카무이....."

힘없는 목소리로 너의 이름을 부른다.
하지만 너무 작아서 닿지 않는다.

물에 젖어버린 손을 너를 향해 뻗는다.
하지만 너무 멀어서 닿지 않는다.


그렇게 갈 곳 잃은 그 손을 늦게나마 잡는 하나의 손.


"(-)!!" -카무이


아아, 정말


언제나 늦는다고. 너.

그 전에 내가 때려눕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