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상자 안에는 꽤나 비싸보이는 옷이 들어있었다.
그녀가 평소에 입는 검정색과는 전혀 다르게,
하얀색의 원피스에 하늘색의 카디건이었다.
그리고 적당한 굽이 있는 하늘색의 구두까지.
그녀가 놀란 표정으로 그것들과 긴토키를 여러번 번갈아바라보자
긴토키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아니 뭐.... 그냥 오늘 일했던 곳에서 재고가 남아서 가져왔어.
저...절대 너 주려고 샀다거나, 알바를 뛰었다거나...." -긴토키

그녀는 그러더니 그의 유카타의 끝자락에 붙어있는
갈색의 털과 가격표와 영수증을 가리키며 말했다.

"갈색 털은 인형옷 입고 알바했다는 거고,
가격표와 영수증이 있다는 것은 샀다는......."

"우와아악!! 그만, 그만-!!!" -긴토키

긴토키는 윽하고 흠칫하더니 고개를 돌려버렸다.
귀까지 빨개진 그를 보던 그녀는 상자를 내려놓고서
그를 그대로 와락 껴안았다.

"그래, 니 맘대로 생각해라! 에잉......" -긴토키

"하여간, 우리 둘 다 솔직하지 못하긴 매한가지네. 그치?"

긴토키는 그런 그녀의 말에 모른다며 둘러대었고,
그녀는 킥킥 웃을 뿐이었다.

"아무튼간에, 나중엔 그거 입고 데이트라도 하자고." -긴토키

"왜 얘기가 그렇게 되는건데?"

"아무튼간에," -긴토키

긴토키는 이내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피식 웃어보였다.

"Happy Valentine day, (-)." -긴토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향이, 기분 좋게 맴돈다.


[02 / 14 : Valentine Day]
[Fin]


그 상자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