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을 돌기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하늘에는 붉은색과 주황색이 적절이 섞인 빛이 드리웠다.
노을이 지고 있었다.
구름에 반사된 노을빛은 그야말로 불의 색. 동시에 피의 색이기도 했다.
"긴토키. 그만 가자."
"하암........." -긴토키
"푸핫, 하품하다 입 찢어질라. 자, 돌아가자."
긴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약간 푸른빛이 도는 은색의 머리칼이 지금은 주홍빛으로 물들어있었다.
"긴토키 머리도 노을색이네~"
"그러면서 은근 슬쩍 만지지마." -긴토키
"엣. 들켰다."
예전부터 긴토키의 곱슬머리를 마음에 들어했던 그녀였다.
그래서 긴토키는 그녀가 죽었다고 믿기 전까지는
절대 그 머리를 바꾸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차라리 이대로 쭉 함께라면
머리고 뭐고 다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조금은 행복해진 지금에 만족하며 그가 미소짓던 그 때,
왠지 모르게 그녀의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
"음? (-). 왜 그래?" -긴토키
아까부터 활발하게 있다가
갑자기 조용해진 그녀의 모습에
긴토키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긴토키, 잠깐만."
"뭐가?" -긴토키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려다가 다시 또 말끝을 흐리며 말을 그대로 끊어버린다.
예전부터 그래왔다. 얘기하고 싶어도 얘기 못할 무언가가.
그 무언가가 계속 괴롭히고 있는거다.
"괜찮으니까 말해봐." -긴토키
"........아냐.
내가 나 자신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때."
「넌 그저 돌연변이일 뿐이야.」
"그 때.......말해줄게."
무언가가 지나쳐갔다. 그녀의 머릿속에 회상같은 것이 지나쳐간다.
분명 과거 일이겠지. 칠흑과도 같은.
"으앗! 뭐...뭐하는거야 임마!"
그렇게 꿍해있던 그녀의 머리에
긴토키는 손을 올려 그 머리를 푹 눌렀다.
그리고선 그대로 쓰담쓰담.
"여자가 그런 말 쓰는거 아니다-" -긴토키
"뭔 상관인데! 이거 놔!"
그렇게 둘이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쯔음,
그녀가 갑자기 저항을 멈추었다.
마치 얼어붙은 동상처럼 가만히 무표정으로. 그렇게, 가만히.
순간 긴토키는 소름이 끼쳤다.
"저....저기요.......?" -긴토키
"냄새가............"
긴토키의 물음에 무언가 중얼거리다가
이내 불안한 표정으로 외쳤다.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나.
그것도 꽤 많이........."
"무슨 소리야?" -긴토키
그녀는 그대로 뒤를 돌아보았다.
노을이 하늘이 뒤덮고있다.
그 노을이 하늘을 붉게 불태워간다.
그 노을이 유난히도 더 붉어보였다.
"긴토키.....뒤에.........!"
"엉? 왜 그러는........" -긴토키
그들은 몇 초도 되지 않아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늘과 함께 모든 것이 불타들어간다.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얼른 연락해 (-)!" -긴토키
"어? 어......!"
노을이 이 거리를 불태워간다.
마치 집어삼키려드는 맹수처럼,
아름답던 노을은 순식간에
송곳니를 드러냈다.
..........불이 났다.
그것도 한 두 채가 아니라
여러 군데에.
거리도 하늘처럼
그저 노을이 지는 거면 좋으련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Main Story : 어긋난 손끝]
[To be continue.......]
그 사이에 노을이 끼어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