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아직 터오지 않은 이른 새벽.
하늘에 떠있는 옅은 달을 향해 뻗는 손 하나.
그 손끝이 일순간 흩어졌다 모인 듯 했다.
그걸보고는 흠칫하며 손을 거두는 한 여자.
그리고는 자신의 손을 꽉 잡는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네....."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아.
그건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모두와 다시 만날 때부터 알고있었다.
타이치는 나보다 많은 전장에 나갔지만 나보다 수명이 많이남았었다.
그리고 저번 전투에서 죽을 때는 약점에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다가 상처가 약점인 불에 노출되어서일 뿐.
나처럼 이렇게 약점에 늘 시달리지 않았기에 그 때까지 살아있던 것.
물은 공기중에도, 먹을 것에도, 몸에도. 어디에나 존재한다.
내 체내로 받아들여지는 건 몰라도,
씻을 때마저 오래 있으면 괴로워져버려.
지금까지 살아있는게 더욱 신기하다.
"후회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온 건데......"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다시 어긋난 걸 되돌린 후가 좋아-
라고 생각하여 결정하고, 그들의 곁에 있길택했다.
하지만 역시.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게 왔구나.
......떠나야할 때 떠나지 못할 망설임과 후회가.
그녀는 쌀쌀해진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을 붙잡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자고있을 안의 녀석들을 생각하며,
그저 옅어져가는 달빛마냥 쓸쓸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슬슬 준비해둬야하려나."
그래. 그저 모르는 채로 그렇게 있어줘.
모든 걸 알게되면 너희는 날 놓아주지 않을거야.
그렇게 되면 이렇게 떠나는게 더욱 후회되겠지.
그러니, 괜찮아- 라고 몇 번이고 마음을 다잡으며
계속해서 흩어지다가 다시 모이는 손을 붙잡았다.
다음 날은, 너무나 하늘이 맑아서.
"긴토키!""왜, (-)." -긴토키어쩌면 그래서 너에게 내가 네가 아는 (-) 로서
있어주지 못했던 걸지도 모른다.
"놀러 가자!!""하아?!?!" -긴토키그래서 더욱 감사한다.
그 만큼 평소의 내 모습을 잊지 않아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해주어 감사한다.
감사한다.
"긴토키, 있잖아~""하아? 또 왜." -긴토키귀찮아하면서도 늘 평범한 삶을 내게 선사해준 너를 포함해,
다른 모든 소중한 이들에게 감사한다.
"만약에 넌 네가 내일 죽는다면 뭘 제일하고 싶어?""뜬금없이 뭔소리야?" -긴토키감사한다.
"그럼 너는. 너는 어쩔건데." -긴토키내 질문에 나를 보던 너의 그 눈에,
그리고 그 눈에 드리운 의문을 애써 감춘 채
나를 배려해준 것에 대하여 감사한다.
그리고.........
".........나는-"마지막으로 말했던 나의 그 대답을 네가 기억하지 못했음을,
너무나도. 감사하게 되어버렸다.
적어도 마지막 선물이 뭔지 기억했다면,
오늘 내 행동의 의미를
알아채버릴 테니까.
그 땐 정말 미쳐버렸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