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늦는다고, 긴토키......"
벽에 늘어져 기대앉은 채로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한 방울 흘리는 그의 볼에 갖다댄 손.
그녀는 그렇게 그의 차가워진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런 그녀의 표정은 옅은 미소와 웃음을 띤 채,
웃고있는 눈의 오른쪽 눈 사이로 눈물을 한 방울 흘리고 있는 얼굴이었다.
그 슬픔과 기쁨이 겹친 얼굴로. 그를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었다.
알 수 없었다. 분명 그랬다.
하지만, 아까까지만 해도
차가움도, 따뜻함도, 그 무엇도
알 수 없던 세계에서 맞닿은 손만이 따뜻했다.
"울지마. 오히려 울고싶은 건 나란말야.
그리고.........."
그녀가 말을 채 잇기도 전에,
긴토키는 바로 그녀를 그대로 와락 끌어안아버렸다.
부숴질 듯 세게 끌어안는다.
아무 말없이 그녀를 안는 그의 체온으로 차가웠던 그녀의 몸과 숨소리가 다시 따뜻해져 갔다.
그녀는 수갑의 쇠사슬의 찰그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긴토키의 머리위로 손을 들어선 그대로 똑같이 그를 안아주었다.
"어서와. 긴토키."
그녀를 안은 채 부들부들 떨리던 긴토키의 손이 차자 안정되어가고.
그녀의 차갑던 모든 것도 따뜻해져갔다.
아까까지만해도 차가웠던 이 방에 약간 흩날리는 눈송이.
그 눈송이에 어린날의 나날이 기억났다.
어떻게 놀아야할지 몰라 마루에 앉아 추위에 떨고 있을 때.
쇼요 선생님이 다가와선 그녀의 위에
모포를 덮어주고 친구들에게 손을 이끌어주었다.
그런 그녀라는 걸 알기에.
겉으로는 이래도 속으론 누구보다 무서웠단 걸 알기에 긴토키는 물었다.
"아직도.....추워?" -긴토키
아까까지만해도 춥고 어두웠던 방이
약간이나마
구석이나 군데군데 얕게 쌓인 눈에 반사된 빛으로 조금은 밝아졌다.
그녀는 그 말에 더욱 그를 세게 끌어안았다.
"아니."
언제나 자신이 온 길을
보기 위해 눈 위의 발자국을 보던 긴토키는
붉은색으로 물든 눈 위의 꽃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발자국을 따라가선 웃어주며 반갑게 맞아주던
그녀는 검은색으로 물든 또다른 꽃이었다.
그때는 그렇게 돌아보기만 할 뿐이었지만 지금은........
"따뜻해......"
더 이상 과거의 발자국은 보지 않고 앞에 있는 소중한 자들을 쫓을 뿐이다.
더 이상 야차는 없다. 더 이상 그날의 고통도, 싸움도 없다.
그 나날들의 싸움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다른이를.
모두를 위해 검을 휘두른다.
저질러 버린 죄는 없어지지않지만...
그래도 하얀 그가 옆에 있다면 검정의 자신도 깨끗해질 수 있다고
그렇게 믿고 싶은걸까. 그녀는.
잿빛의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아까는 그녀의 몸에 닿아도 잘 녹지 않고 쌓여가던 눈이.
지금은 너무나도 빠르게 녹아 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눈물도 함께, 흘러내렸다.
그저 그 뿐이다.(*bgm은 여기까지입니다. 왠만하면 끊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느낌에 서서히 고개를 들자, 그녀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