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쨩!! 누님!!" -카구라

긴토키가 걸을 수 없는 그녀에게 침대의 시트를 찢어 붕대처럼
발목을 세게 감아주던 그 때,
아까의 그 세명과 히지카타에 곤도까지 방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녀는 그런 그들을 보며 한껏 밝은 표정으로 외쳤다.

"카구라! 신파치! 소고에다 곤도까지....
에, 또.....그리고 왠 마요라?"

"왜 나만 마요라인거냐, 어이!
.......사람을 걱정시켜놓고선 그런말이 나오는거냐....!!
내가....내가 얼마나.....!!" -히지카타

그녀는 히지카타의 짜증에도 피식 웃으며 침대에 걸터앉은 채
긴토키가 발목에 붕대를 감아주는 동안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카구라와 신파치가 다짜고짜 안으려고 하자
긴토키가 환자한테 뭐하냐며 둘을 제지했다.

"다행입니다..... 다행입니다, 누님......" -소고

그녀는 자신의 손을 잡고서 고개를 떨구는 소고를 보고
옅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그녀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한 얼굴을 하고서 물었다.

"근데. 카무이나 타카스기는? 분명 있었을텐데?"

"모르겠다, 해.
카무이는 아까까지 우리랑 싸우다가
갑자기 갑판위로 나가버렸다, 해.
누가 온 것 같다면서......." -카구라

그 말에 그녀는 갑자기 두 주먹에 힘을 주었다.
긴토키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서 그녀의 팔을 잡아주었다.

"(-). 그만. 진정해." -긴토키

긴토키는 어느새 그녀의 부러진 발목에 붕대를 감고서
그녀의 옆에 걸터앉았다.
그래. 카무이가 말하는 사람은 필시 '그' 일 것이다.
그걸 알기에 그녀는 다시금 자신의 검을 쥐었다.

"상황이 안 좋아. 이 녀석들, 에도 중심부를 칠거야.
아마 곧 에도 상공에 도착하겠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긴토키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에게 자신의 검을 내밀어 보여주며 굳은 의지가 담긴 눈으로 말했디.

"그러니. 그 전에 막는다!"

모두가 그녀의 기운을 차린 듯한 모습에 안심하는 것도 잠시.
무리하게 일어나서 그런건지
그녀는 다시 아야야 하고 연신 말하며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곤도가 모두에게 말했다.

"그럼. 역할을 나누자.
이대로 있다간 전부 당해." -곤도

역할은 세 팀이었다.
타카스기 신스케 담당. 카무이 담당과 우라기리 타이치 담당.
그녀가 그 말을 듣자마자 타이치 처리 쪽으로 간다고 손을 들려했다.
긴토키는 그런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하아?! 뭐하는거야, 긴토키!"

"안돼. 장난하냐. 이런 몸상태로는 싸우기는 커녕
걷기도 벅찬 주제에." -긴토키

"그럼 어쩌라고!!"

확실히. 누구보다 괴로울 것이다.
복수하는 상대를 눈 앞에 두고서 그저 가만히 있어야 하는 꼴이라니.
용서는 어렵지만 가만히 있기는 쉽다.
하지만 용서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는 어렵다. 괴로울 것이다.

"가더라도, 내가 가." -긴토키

그런 그녀를 보는,
그런 그녀의 과거의 상처를 아는 긴토키가 괴로울 것이다.

"그치만......"

긴토키는 여유로운 듯 씨익 웃으며 이젠 지지 않는다며 자신했다.
결국, 그녀는 소고와 함께 타카스기에게.
곤도는 국장으로써 대원들의 총 지휘를.
카구라와 신파치는 카무이에게.
긴토키와 히지카타는 타이치에게 가기로 결정이 났다.

"긴토키."

"엉? 왜 그러냐." -긴토키

"이거 가져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검을 그에게 주었다.
타이치의 검도 그녀와 같은 칼날.
그냥 검으로 상대하긴 무리라고 판단한건지, 선뜻 그에게 건네는 그녀다.

"나도 곧 갈테니까.
그 때까지 네 검은 내가 빌린다."

그녀는 긴토키의 허리춤에 있던 목검과 진검 하나를 각각 가져갔다.
긴토키는 걱정되는 그녀를 뒤로하고서 모두와 함께 갑판위로 나갔다.
그 이유인 즉슨, 밖에서 쾅하는 굉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기 때문.

"긴토키!!"

그렇게 갑판으로 뛰어나가던 그의 뒤로,
그녀의 외침이 들려 그는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도 지면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소고의 부축을 받으며 먼저 갑판위로 향하는
그들을 향해 씨익 웃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서
그들도 똑같이 웃어보이며 밖으로 향했다.
서로가 남긴 의지가. 서로에게 힘을 준다.
그녀는 안심한 듯 씨익 웃으며 소고에게 눈을 돌렸다.

"어이, 소고.
테러리스트 잡을 준비는 됐어?"

"물론이죠.
누님은 괜히 무리하지나 말라구요." -소고

"아아, 그래. 걱정말고 얼른 가기나 하자."

점점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가 굵어져만 갔다.
바람도 없어서, 눈보라는 날리지 않고 그저
조용히 소복소복 눈은 쌓일 뿐이었다.

갑판 위로 나가자 펼쳐진 하얀세계는.

어째선지 조금은 붉었다.

'무겁지, 않아.'

그 하얀 눈 위에 붉은 꽃이 잔뜩있는 세계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이젠 무겁지 않았다.

그러니. 이젠 정말로.

끝을 내지 않으면-




[Main Story : 하얀 눈 위에 피어나는 꽃]
[To be continue......]

그저 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