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아까까지만 해도 관심없다며 툭툭 튕기기 일쑤더니,
이제는 상점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신기한 듯 조금 상기된 얼굴로 멍하니 있는다.
소고는 그걸 보며 역시 소녀는 소녀인건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너, 이거 먹어 봤어?"

"이건.....*이치고아메 인가요." -소고
(*생딸기에 꿀이나 엿등을 발라 만든 딸기사탕.)

축제에도 가본 적이 없었지.
하긴 누님이 계시는 동안에는 장에 나갈 일도 거의 없었고,
가끔 나가더라도 길 잃을지 몰라 살 것만 사고 바로 오셨으니.
소고는 이치고아메와 그녀의 얼굴을 번갈아보았다.

"난 이런 거 처음 봐서 말이지.....
내가 살던 곳에는 이런 예쁜 색은 존재하지 않아서...."

조금 슬퍼보이는 듯한 미소.
그는 그녀가 어디서 살다 왔는지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이런 소박한 행복조차도 없었겠지.
있더라도, 이런 사탕은 보지 못했던 모양이다.

"이거 2개 주세요." -소고

"아? 잠깐, 난 돈 없단말이......읍."

소고의 말에 주인이 두 개를 건넸고,
소고는 그걸 그녀의 입에 물려 입을 막았다.
마침 제복 주머니에 들어있던 돈으로 계산을 한 그였다.
아. 이거 누님 의뢰비 일부인.....뭐 본인에게 썼으니 상관없겠지.
그렇게 넘기며 자신도 입에 사탕을 물었다.

"생각보다 갑부구만? 어디서 온거야 대체?"

"기밀입니다." -소고

"기밀은 무슨...... 아무튼 고맙다."

"알면 오빠라고 불러달라는 부탁 좀 들어....." -소고

"기각."

그녀는 표정을 확 굳히며 고개를 돌리다가도
입 안의 딸기를 우물거리며 입꼬리를 조금 올렸다.
꽤나 기분이 좋아보여 소고는 다시 그녀의 곁으로 갔다.

"달다......."

"단 걸 좋아하는 모양이네요." -소고

그녀는 어느새 다 먹은 뒤 꼬챙이를 입에 물고있었다.
소고의 말에 대답하려는 듯, 꼬챙이를 잠시 손에 들고서 입을 연다.

"사실,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그 녀석 때문에 물들었....."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
단 걸 좋아하는 누님 주위의 사람.
누가봐도 답이 나온다. 소고는 그녀의 꼬챙이 끝이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 조금 찌그러진 것을 보았다.
분명.... 무슨 일이 있었겠지.

".......뭐, 그냥 좋아해."

묻게 되면 상처를 들어내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 분이신가보죠?" -소고

과거의 인물에게마저 당신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또 다시 심술을 부려버렸다.

"친구는 친구인데..... 이젠......."

아아, 정말.

"잠깐. 너 듣고 있어? 물어본 건 너잖아?"

솔직하지 못한 사람.

"네. 그리고 굳이 대답하시고 싶지 않다면 안 하셔도 좋습니다." -소고

소고는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런 그를 의아하게 보다가도, 저쪽의 웅성거리는 소리와
많은 사람 수에 눈을 크게 뜨고서 소고의 손을 낚아채는 그녀다.

"저기 뭘까? 어서 가보자, 소고!!"

순간, 그녀가 활짝 웃으며 내뱉은 그 이름에
소고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놀란 표정을 지었다.
누님이, 지금의 나를 알리가 없을텐데.
그렇게 혼란스럽던 그를 다시금 깨우는 것은 그녀의 목소리.

"아, 미안.... 너무 닮은 것 같아서......"

소고는 그 말에 정신을 차렸다.
그렇게 느낄만큼.... 직감- 이라는 걸까나.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앞장서는 그의 옷깃을 덥석 붙잡는 (-).

"저.... 이름 밝히기 싫으면, 그렇게 불러도 돼?"

소고는 자신을 올려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그녀를 보았다.
확실히, 남자의 호의에 익숙하지 못하구나.
전쟁 때에는 남자로 지냈고, 여기서도 호의는 커녕
싸우거나 말리기에 바빴으니.
어쩌면 지금의 당신은 조금이라도 나에게 심장이 뛸까.

"상관없습니다. 얼마든지." -소고

동생이 아닌, 남자로서의 나에게.

그의 행동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