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나도 공격이다, 요녀석아."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만들고서
그의 눈을 향해 찔렀다.
간발의 차로 피한 긴토키는 그대로
뒤로 넘어져 주저앉은채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말했다.

"어이어이어이, 진심이냐!!
아무리 그래도 장난이었다고?!
그렇게 하다가는 진짜 눈 멀거라고?!
my eyes를 외치며 비명지를거라고?!
긴상이라도 그 공격이면
블라인드 긴토키가 될거라고?!"

"바-보. 니가 시작한 거 잖아.
그 눈이나 그 눈이나......."

"전혀 다르거든요-!!" -긴토키

긴토키는 순간 그녀의 표정을 보고서
위험해. 이거 진짜로 위험해. 라는 것을 느꼈다.
카구라와 신파치는 이미 멀찌감치 떨어져선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 주저앉아 얼굴이 점점 공포에 굳어가는 긴토키를 보다가
이내 피식하고 짧게 웃으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일어나."

긴토키는 머뭇머뭇 거리다가 이내 그녀의 손을 잡고
나참....이라며 내뱉고는 일어났다.

"긴토키, 그럼 대신 내 부탁하나만 들어주라."

"아니 그러니까 내가 왜 그런......" -긴토키

"해."

"넵..." -긴토키

그녀는 싱긋 웃고서 뒤에 무언가를 숨긴채
그에게 '곰돌이한마리'로 육행시를 지을 테니 운을 띄워달라고 했다.
긴토키는 설마 커플들끼리 육행시로 서로 애정행각하는 그건가?
라고 생각하며 조금 볼을 붉히고서 말했다.

"곰." -긴토키

"곰돌이 한마리가-"

"돌." -긴토키

그 다음은 돌아서서 겠지- 라고 생각하며 은근 기대하는 긴토키였다.

"돌멩이 같은 눈덩이를 들고서-"

그녀는 뒤에 숨기고 있던 아까 카구라가 눈사람 만들다가
부숴진 큰 눈덩어리를 들어올렸다.
긴토키는 왠지 불안해져
그만두려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이....이!" -긴토키

그녀는 그러더니 그 눈덩이를 그대로 가루로 만들어 긴토키에게 뿌렸다.

"이렇게-"

긴토키는 눈에 파묻혀 눈사람이 된 채에서도
그녀의 반협박에 계속 이어나갔다.

".......한." -긴토키

"한 번더!"

그리고는 그녀는 나머지 눈덩이를 다시금 그에게 던졌다.
배꼽잡고 웃는 카구라와 말리고는 싶지만 연인들의 사랑놀음을
가장한 혈전에 끼고 싶진 않다며 관망하는 신파치.
긴토키는 내가 이럴 줄 알았지..... 라며 툴툴거렸다.

"ㅁ....마." -긴토키

"마지막으로-!"

또 다시 퍽하고 눈덩이가 떨어졌다.

"아하하핫! 그럼 이번엔 그냥 나 혼자
운 띄우고 할게.
리........"

그녀의 운이 흐려져가는 그 때, 눈에 뒤덮혀 있던 긴토키가
푸확! 하는 탄성과 함께 목검으로 눈을 치워낸 뒤
눈을 번쩍 뜨고서 그녀에게 외쳤다.

"리버스다, 요 녀석아아아!!" -긴토키

그녀도 적잖게 놀란건지 순간 그대로 굳어버렸다.
긴토키는 그대로 무섭게
목검을 내리쳤고, 그녀는 자신의 검으로 그 목검을 막았다.

"으앗!"

긴토키는 당황한 그녀를 한참보다가
이내 목검을 쥔 손에서 힘을 살짝 빼고
그녀의 검을 내린 뒤 그대로 멱살을 잡아 끌어 입을 짧게 맞추었다.

"어떠냐? 긴상 공격이다, 요녀석아." -긴토키

신파치는 아무것도 못봤다는 표정으로 그대로 춥다며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카구라는 말없이 우산을 빼들었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그대로 그를 걷어찼다.

"크헉..........!"

고간근처를 맞을 뻔한 그는
불행 중 다행인건지 정통으로 맞진 않았다.
하지만 아프긴 아픈건지 그대로 눈바닥에 쓰러져선 몸을 움츠렸다.

"네....네 녀석이 나한테 먼저
공격하는 건 백년은 이르다고."

당황해서 힘조절을 못한 듯 했다.
그녀도 자신이 조금 세게 찬 것 같다고 생각해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었다.

"나 참. 죽는 줄 알았네.
힘 조절 좀 하라고 괴력차이나 2." -긴토키

"한 대 더 맞을래?"

".....아닙니다." -긴토키

그녀는 작게 미안하다고 중얼거리며
그가 자신에게 빌려주었던
빨간목도리를 풀러 긴토키에게 다시 둘러주었다.

"긴토키. 나 전골 먹고 싶어."

"어이어이, 그런거 사러 갈 시간 없다고?
긴상은 무지 바쁘단 말이다." -긴토키

"그래봤자 난로 앞 소파에 누워서 점프보는게 다면서."

"넌 긴상마니아 입니까?
왜 다 아는거야? 뭣하면 이상형도 알려주랴, 앙?" -긴토키

"거기서 이상형이 왜 나와." -긴토키

시덥잖은 말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긴토키를 보며
내가 좀 심했나- 라는 생각을 하며 볼을 긁적이는 그녀다.

그에게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