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은 맞는데..... 나갈 이유는 없지 않을까나."
"그건 무슨 소리냐." -신스케
역시나. 저 뭣같은 말투에 싸늘한 눈초리.
평소에도 저러긴 하지만 느낌은 달랐다.
딱 양이전쟁 초기 당시로 돌아간 것 같달까.
그 때는 나랑 의견도 안 맞고 해서 하도 싸우고 으르렁거렸으니.
"신스케 님-!!" -마타코
"깨어났다고 들었소만....." -헨페이타
"아가씨는 괜찮소이까?" -반사이
신스케가 반사이가 날 안다는 듯이 말하자 의아하게 쳐다본다.
"몸은 그나마 버틸만한데, 멘탈이 붕괴됬어요."
"그건 또 무슨 소리 인지....." -반사이
내 말을 이해 못하는 반사이를 계속 의아하게 보던 신스케가
이내 말을 걸었다. 나 말고, 반사이 한테.
"반사이. 아는 녀석인가? 외부인이라면 당장 내보내라." -신스케
"신스케.....?" -반사이
다들 나와 신스케를 번갈아 본다.
이제서야 상황파악이 되셨나보구나.
"아무래도 고열로 인한 기억상실이라 보기에는
잃어버린 기억의 부분이 너무 큰게.....
어쩌면 독이 애매하게 퍼져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선의
"그렇게 간단하게 얘기하지말라고-!"
하도 짜증이 나서 반말을 해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것보다 정말 어쩐담. 해독제도 소용이 없다는 거잖아?
"다른 건 기억나? 긴토키나, 즈라나, 타츠마나....."
그 자식들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 아주 그냥 나만 싹 사라진 모양이구나. 응?
마지막에 봤던 사람만 있는 신종 바이러스입니까?!
아니 왜 하필 나냐고. 내가 지금 누구때문에 근육통에 시달리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데.
그렇게 화가나서였을 까.
".......쇼요 선생님이라던가."
말해선 안 될 이름까지, 말해버렸다.
"신스케, 잠깐 기다리.....!" -반사이
반사이가 말리기도 전에 빠른 속도로 신스케가
한 손으로 내 목을 잡고서 밀어 넘어뜨렸다.
내 위에 올라탄 채 바닥에는 검을 박은 채였다.
안돼. 저항도 못하겠어. 어제 일 때문에 몸이 비명을 지른다.
"왜 네가 그 이름을 알고 있는거냐." -신스케
"윽...... 적어도.... 놔야... 대답을.... 컥......"
이 자식 성격이 이랬었지.
하도 오래 친하게 지내다 보니 잊고 있었다.
여자니 남자니 신경 안 쓰는 녀석이라고 완전.
그나저나 역시.... 이 녀석도......
'절대 그 분은, 잊지 못하려나.'
나 처럼.
"쳇......" -신스케
혀를 차며 손을 뿌리치듯 내 목에서 손을 놓고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창틀에 걸터 앉아 곰방대를 찾는다.
"콜록..... 아으...... 저게 진짜......!"
"아가씨, 아직 무리하면 안되오이다." -반사이
너 진짜 내 몸상태랑 말리는 반사이만 아니었으면 쳐죽였다.
양이전쟁 때의 내가 되살아나려 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왔다.
그 때 초기에는 정말 사이 안 좋았지.
지금 상황이랑 비슷할지도.
"....다시 묻겠다. 너, 정말 나 뿐만 아니라 그 분과도 관련이 있는거냐?" -신스케
"몇 번을 말해 이 인간아. "
신스케는 내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한숨 쉬어야할 건 네가 아니라, 나 거든?!
나는 그대로 선의에게 가서 멱살을 잡고 탈탈탈 흔들었다.
"어쩔거야. 어쩔거냐고!"
"그... 그게 저도 잘.... 우선 단기기억상실 같으니
일단 기억날 만한 장소에 가보시는게...." -선의
그 생각은 나도 하겠다.
하지만 지금은 딱히 다른 수가 없으니.....
신스케 성격 상 순순히 따라올리는 없지만
쇼요선생님의 이야기가 나온 이상 갈지도 모르니.
"일단, 좀 걸을래?"
"하아?" -신스케
"하루동안 누워있었으니, 몸 좀 풀라고."
"내가 왜 굳이 널 기억해내야하는거지?" -신스케
아오 말하는 것 보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다.
이 녀석의 사상은 너무 과격해.
그나마 내가 옆에서 말렸다지만, 이대로 라면.....
"그... 그건......"
에라 모르겠다.
"내, 내가 네 연인이기 때문이야!"
마타코가 잠시 나간 것에 감사합니다.
반사이는 알겠다며 고개를 까닥여 신호를 보냈고,
신스케도 반사이가 말하자 어느 정도 믿는 듯 했다.
"뭐, 우선 네 말도 일리가 있긴 있으니....." -신스케
신스케는 그러더니 내게 싸늘한 시선을 한 번 던지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팔을 끌고 밖으로 향했다.
"오늘 하루 정도는 놀아나주지." -신스케
당기니까,
팔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