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해도 제가 합니다.
그러니까 담뱃불이 옮겨붙어서 뒈져버려 망할 히지카타." -소고

"야, 임마!" -히지카타

그러면 그렇지.
츠쿠요는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히지카타는 평정을 되찾고서 이내 되물었다.

"본론만 말하지. (-)라는 자의 행방을,
혹시 알고있나?" -히지카타

"너무 단도직입적이라 조금은 당황스럽군." -츠쿠요

츠쿠요는 피식 웃으며 아무 대답없이 뒤로 돌았다.
그리고는 시큰둥하게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 순간, 귓전에 와닿는 싸늘한 목소리와
목에 들어온 예리한 칼날.

"멈춰." -소고

츠쿠요는 고개를 살짝 돌려 뒤를 보았다.
그 칼날의 끝이 향하는 곳은 그녀의 목.
소고의 검이었다. 그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내뱉었다.
그러자 그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를 보며 말했다.

"신센구미 1번대 대장. 오키타 소고. 맞나?" -츠쿠요

"아뇨. 이왕이면 부장이라 불러주시죠.
협조 좀 해주셔야 겠습니다." -소고

그의 당찬 한마디에 츠쿠요는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소매에서 쿠나이 하나를 꺼내어
소고의 칼날을 쿠나이로 밀어내었다.
소고는 검을 거두지 않았고 츠쿠요는 쿠나이와 칼날을 맞댄 채
잠시 그를 응시하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쿠나이를 거두었다.

"어이가 없군. 이곳은 요시와라.
아무리 태양을 되찾았다 한들 지상과는 다른 세계다.
즉, 너희의 권력은 이곳에선 유효하지 않아." -츠쿠요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주위에서 백화 단원들이 몰려들었다.
소고는 쳇하고 혀를 차며 검을 거두었고,
츠쿠요는 싸늘하게 몸을 틀어 어딘가로 향하며 말했다.

"서쪽 건물까지 모시고 오도록." -츠쿠요

츠쿠요는 먼저 어딘가로 가버렸고,
잠시 뒤 백화 단원들이 그 두명을 어딘가로 연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할 수 없이 그 둘은 그들을 따라갔다.
다다른 곳은 서쪽 출구와 가까운 한 작은 건물.
그 건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자
작은 다다미방 안에 츠쿠요가 앉아있었고,
백화단원들은 그 둘을 그 방안으로 밀어넣은 뒤 문을 닫고 나갔다.

"이렇게 데려온 건 미안하군. 하지만 눈을 피하려면 이 방법이 제일이었으니, 용서하게." -츠쿠요

"용서고 자시고 간에. 대답이나 좀 하지?" -히지카타

히지카타는 짜증스레 말하고선 바닥에 털썩 앉았다.
츠쿠요는 입에 담배를 물었다.
히지카타도 니코틴이 모자란건지 입에
담배를 물었지만 소고가 검으로 빠르게 잘라내었다.

"위험하잖냐, 소고!" -히지카타

"전 그냥 담배를 자르려던 것 뿐이라구요?" -소고

"웃기지마. 목을 자를 생각이었겠지." -히지카타

겨우겨우 대화가 시작이 되었다. 방안에 낮은 공기가 흘렀다.
츠쿠요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이내 사진 하나를 그에게 던졌고,
히지카타는 그것을 잡아 펼쳐보았다.

"이건......." -츠쿠요

마지막으로 찍었던 그녀의 옛 사진.
살아있다는 것 쯤은, 그도 알고있다.
츠쿠요가 이내 입을 떼었다.

"이 여자 이름이 (-)로군.
긴토키 뿐만 아니라 신센구미까지..... 이 아가씨는 대체?" -츠쿠요

"역시 해결사 녀석 알고 있었군. 됐고, 어디있는지 알고있나.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이 이곳이라던데." -히지카타

"글쎄. 긴토키 녀석과 그녀가 싸운 뒤로는 보지 못했다." -츠쿠요

더 이상 대화해봤자 나오는 것도 없다고
판단하여 히지카타와 소고는 그대로 그곳을 박차고 나왔다.

"그럼 나도 하나만 물어보지." -츠쿠요

나가려던 그 순간, 등 뒤로 들려오는 츠쿠요의 딱딱한 한마디에
둘은 잠시 멈추었지만 결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츠쿠요는 담배를 꺼뜨린 뒤 마지막 담배연기를
천장을 향해 뱉어내고서 말을 이었다.
츠쿠요의 시선이 일순간에 예리해졌다.

"......어쩔 생각이지?" -츠쿠요

그 예리한 질문에 히지카타와 소고는
한치의 당황한 기색도 없이 그저 피식하고 한 번 웃고는 입을 열었다.

"어쩌기는." -히지카타

츠쿠요는 예상치못한 태도에 조금 놀란 기색을 눈에 띄었고,
그 둘은 태연하게 다음 말을 이었다.

"그간 당한게 얼만데.
잡아도 우리가 잡고, 보내도 우리가 보내." -히지카타

그래. 잡아도 우리가 잡고, 보내도 우리가 보낼 것이다.
그 녀석도 충분히 그래왔기 때문이다.
둘은 그런 의미를 지닌 눈동자를 하고서 이내 문을 닫고서 나가버렸다.

그리고 소고는 이내 꽤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