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버렸네요." -소고

"그러게 말이다." -긴토키

그녀가 잠들자 소고는 백미러로 눈치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형씨. 사실 우리 의뢰는 단순한
인원보충 의뢰가 아니에요." -소고

"뭐......?" -긴토키

긴토키는 크게 소리치려다가 잠들어있는 그녀를 한 번 보고는
혹시라도 깰 까봐 다시 목소리를 낮추었다.

"사실, 요즘 막부의 간부 중 한명이 몰래 비리를 일삼고
심지어는 양이지사와 내통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요.
아니, 사실은 소문이 아니라 거의 사실에 가깝긴 하지만." -소고

"과연. 그래서 우리를 부른건가." -긴토키

긴토키는 이제야 알겠다는 듯이 말했다.
소고는 운전을 천천히 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잘 아시네요.
경찰에선 섣불리 그 인간한테 손을 댈 수가 없어요.
그렇기에 막부에서 자유로운 해결사를 신센구미에 집어넣은 뒤
그들로 하여금 조사와 증거를 잡게 하는거죠." -소고

"하긴. 우리야 원래 직업이 아니니
경찰에서 짤려도......" -긴토키

긴토키의 말에 소고가 맞다고 대답하는 듯 씨익하고 웃어보였다.

"아-무런 손해 없다. 이거죠." -소고

모든 것을 이해한 긴토키는 혀를 끌끌 찼다.
이걸 알았다면 그녀가 화냈으려나- 생각하면서.

"이거 원. 우린 뭐 일회용인가." -긴토키

긴토키는 그렇게 툴툴거리며
자고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 오래 쉬지는 못하겠지만 잠시나마 좋은 꿈을 꾸기를 바랬다.

"으윽..........."

"(-)? 깼어?" -긴토키

그녀가 어느새 깬건지 신음소리를 조금 내며 몸을 일으켜선 비틀거렸다.

"어이, 괜찮........" -긴토키

"건드리지마."

괜찮냐며 손을 뻗는 긴토키의 손을 내친다.
긴토키는 적잖게 당황했고, 그녀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너........" -긴토키

그녀는 그제서야 제정신이 드는건지 흠칫했다.
그리고선 긴토키를 보고서 고개를 수그렸다.

"미....미안해........
꿈을 좀 꿨나봐........"

대체 무슨 꿈을 꾼건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안 좋은 꿈이었던 것 같았다.
식은땀을 흘린다. 그러면서도 걱정시키기는 어지간히 싫은지
애써 웃어보이는 모습에 긴토키는 더 이상 그녀른 나무라지 않았다.

"아냐. 근데 무슨 꿈이라도 꾼거야?" -긴토키

"그냥.....좀........."

그녀는 다시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더니 한숨을 쉬고서
앞좌석에 있는 소고에게 말했다.

"소고, 빨리 좀 달려.
느리게 달리니까 속이 더 뒤집힌다."

"아, 귀찮은데....." -소고

차는 더 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떠는건가.'

아까의 꿈 때문에 그녀의 손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긴토키는 그런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제서야 서서히 안정되어 가는 고동소리에,
긴토키는 안심하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렇게 나는, 몇 분도 채 안되서 잠든 것으로 기억한다.